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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씨의 웃음
  2010-03-26 09:16:58 입력

▲ 하하 웃음행복센터 원장
   의정부제일간호학원 원장
   웃음치료 전문가(1급)
  <웃음에 희망을 걸다> 저자
기름유출사고로 힘들어 하는 태안군민 기살리기 웃음 페스티벌이 태안문화예술회관에서 있었다. 첫번째 강사로 탤런트 전원주씨가 섭외되었는데 인사하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면서  ‘참으로 겸손한 분이구나’ 하는 인상을 받았다.

전원주씨는 20년 이상의 무명세월을 청산하고 인기인의 대열에 합류하게 만든 것이 웃음이었다고 했다. 전원주씨의 강연내용 일부를 들어보자.

“내가 키가 작은 이유는 어려서 못 먹고 일을 많이 해서 그렇다. 내가 운전하면 사람 없는 차가 혼자 굴러가는 줄 안다. 실제로 경찰이 차가 혼자 굴러가는 줄 알고 뒤쫓아온 적도 있다. 나는 교편생활을 잠시 하였으나, 사직하고 동아방송 성우시험에 응했다. 목소리가 고와서 꽤 인기도 있었다. 내 목소리만 듣고 얼굴 한번 보겠다고 방송국으로 찾아와 실제로 보고는 졸도한 남자도 여럿 있었다.

그 후 TV로 진출해 가정부 역할만 20년 이상 했다. 주인 마님은 대부분 강부자, 여운계, 사미자 등으로 수도 없이 바뀌어도 나는 영원한 가정부였다. 마님역할은 비스듬히 누워서 ‘밥상 들이거라’ 말만 하면 되지만 가정부역은 밥상 들고 방문을 10번 이상 들락거리고, 바닥에 소리 안나게 상을 놓아야 되고, 게다가 애까지 업고 밥상을 들락날락 하는 것은 중노동이었다. 집에 와서 장면 하나라도 놓칠세라 TV를 보면 편집되어 안나올 때가 부지기수였다. 방송에서 편집되면 출연료도 없던 시절이었다.

내 별명은 ‘쭝얼이’였다. 오랜 세월 빛 한번 못보고 구박만 받고 지내다보니 항상 우울하고 사람들과 말도 않고 혼자 중얼중얼대는 습관이 생겨서 붙여진 별명이다. 식사시간에도 분장실에 쭈구리고 앉아 있으면 저희들끼리만 밥 먹고 들어와 밥 먹었냐고 물어보지도 않았다. 한번은 선배 주인공이 화려한 도시락을 푸짐하게 싸와서 먹는데 조금은 남겨주겠지 하고 기대하며 눈치만 보는데 마지막 반찬 한개까지 싹 집어 넣는데 눈물까지 나왔다.

시장을 가도 파할 때 쯤인 밤 8시 정도에 갔다. 그때 가야 팔다 남은 야채 등을 싸게 살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밤. 시장에서 장사하던 아주머니가 시장이 떠나갈 듯 유쾌한 웃음을 웃어대는 것이었다. 그 웃음을 듣는 순간 나는 10년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가는 느낌을 받았다. 그 웃음을 들은 후 나도 웃고 살기로 굳게 결심하고 매일 시도 때도 없이 거울 앞에서 웃는 연습을 했다. 미친 듯이 웃음연습을 했는데 아들이 ‘엄마, 미쳤어? 웃지 마. 귀신 나올 것 같아’라고 말렸다. 한 열흘 웃었더니 웃음소리가 시원하게 터져 나오는 느낌이었다.

방송국에 들른 나는 갑자기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이 웃음으로 연출자들에게 약이나 올려주자.’ 대기실에 연출자들이 20여명 모일 때를 기다려 나는 문을 살그머니 열고 들어가 갑작스럽게 ‘와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고 사무실이 떠나가게 웃어주고는 뒤도 안돌아보고 나오는데 눈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 ‘내가 이런 짓까지 해야 하다니.’ 그런데 이 사건이 내 인생의 새로운 문을 열어줄 줄이야. 그날 사건을 기억하던 연출자가 새 드라마 조연으로 나를 발탁한 것이다. 목소리도 크고 웃음도 시원하게 웃어야 하는 ‘대추나무 사랑걸렸네’의 시골아줌마 역으로, 장장 7년6개월을 장수했다.

드디어 이 드라마로 나는 떴다. CF도 줄줄이 찍었다. 오랜 고생 끝에 인기인이 되었다. 20년을 참고 견디어서 뜬 태양은 지지도 않더라. 지금 나는 1년치 스케줄이 빡빡하다. 일이 많으면 피곤하지도 않다. 일이 없을 때는 늘 피곤했는데 말이다.”

전원주씨의 성공은 웃음이 만들어준 기적이다. 웃음이 인생의 새로운 문을 열어주었고 슬픔과 절망에서 기쁨과 희망으로 나가게 해주었다. 그녀의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빛나는 웃음을 가진 아름다운 탤런트로 변화시켜 주었던 것이다.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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