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외과 전문의 |
일전에 본 칼럼에서는 금년 초순 A형간염이 크게 유행할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를 언급했다. 단순히 우려로 끝나기를 바라지만 우려가 현실이 된다면 국가적, 개인적인 피해가 클 수 있기 때문에 A형간염에 대해 다시 한 번 살펴보도록 한다.
A형간염은 후진국보다는 선진국에서 더 큰 문제를 일으킨다. B형간염이 주로 혈액을 통해 전파되는 것에 비해 A형간염은 대부분의 경우 감염자의 대변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 등을 섭취하면서 경구를 통해 옮겨지는 경구감염이다. 즉, 환경이 불결할수록 전파가 되기 쉬운 질병이다.
또한 A형간염은 소아에게서는 대부분 증상이 미미해서 잘 모르고 넘어가게 되지만 성인은 고열, 황달 등의 심한 증상이 나타나며 최악의 경우 전격성간염이 발생하여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후진국은 대개 어린 시절 자연스럽게 앓고 넘어가 항체가 형성되어 어른들은 A형간염에 걸리지 않지만 청결한 선진국은 이러한 기회가 적어 성인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따라서 점차 선진국 대열에 올라서는 우리나라에서도 유행할 시기가 되었다고 보는 것이고, 성인의 증상이 매우 심각할 수 있으므로 이제는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사전 예방조치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2009년 12월 본지 칼럼 내용)
보건당국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국내 전체 A형간염 환자 발생 신고건수의 약 79%는 20~30대다. 그만큼 우리나라 인구 중 20~30대가 A형간염에 취약하다는 의미다. 이러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이 연령대의 사람들이 태어났을 당시 우리나라 위생상태가 많이 개선된 시점으로 A형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될 기회가 적었고, A형간염 바이러스 백신 접종이 가능해진 시기가 1997년부터였으니 그만큼 백신 접종의 혜택을 못 받았기 때문이다.
A형간염에 대한 가장 좋은 예방법은 예방접종이다. 예방접종은 6개월 내지 12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하는 것이 원칙이다. 문제는 백신의 한정된 수량이다. 다행히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의 경우 90% 이상이 A형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보유하고 있다고 하니 거국적인 차원에서 보았을 때 본인이 40세 이상의 중장년층이라면 무조건 예방접종을 받으려 하기 보다는 우선 항체검사부터 시행하도록 하여 귀한 약이 불필요하게 소비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항체가 있다면 예방 백신 접종을 받을 필요가 없다.
예방접종 다음으로 효과적인 예방법은 바이러스의 전파경로를 차단하는 것이다. 감염자의 대변에 의해 오염된 물이나 음식 등을 섭취하여 전파되는 만큼 평소 위생에 힘을 쓰고 특히 A형간염 바이러스는 85℃ 이상에서 1분 이상 끓이면 사멸하니 음식은 잘 익혀 먹는 것이 좋겠다.
요즈음 잊을만하면 들려오는 A형간염 대유행 우려에 관한 언론 보도에 은근히 불안해하시는 분들이 있을 줄 안다. 관점의 차이가 있겠지만 필자는 지난 신종플루 유행 당시 우리나라 국민 개개인의 대처능력이 비교적 훌륭했었다고 생각한다. 설령 앞으로 A형간염이 유행한다고 할지라도 이번에도 역시 우리 모두 하나 되는 마음으로 서로를 배려하며 순리대로 풀어나간다면 의외로 싱겁게 사건이 마무리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