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외과 전문의 |
대상포진의 주범은 수두바이러스다. 어릴 적에 수두를 앓은 사람은 누구나 몸 속에 수두바이러스를 지닌 채 살아가게 된다. 평소에 이 수두바이러스는 사람의 신경 속에 조용히 숨어 있게 되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몸의 저항력이 약해지면 이 틈을 타고 바이러스가 증식하여 점차 신경을 장악하게 되고 급기야 신경을 타고 피부까지 뚫고 나오게 됨으로써 대상포진을 일으키게 한다.
대상포진은 체내 신경이 분포하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발생하나 일반적으로 가슴 부위에서의 발생이 가장 흔하다. 대상포진이 발생하면 초기에는 그 부위에 뜬금없이 통증이 발생한다. 이러한 통증은 예리하게 찌르는 듯 하기도 하고 타는 듯 하기도 하며 담이 든 것처럼 뻐근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 없는 통증이 시작된 후 약 3∼5일 정도 경과되면 서서히 피부에 물집이 발생하게 되며 통증도 점차 심해지게 된다.
따라서 대상포진 발생 초기에는 눈에 보이는 병변 없이 통증만 지속되어 대상포진을 진단하기가 쉽지 않게 되며 수일 후 피부 병변이 시작됨에 따라 비로소 대상포진임을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자(帶狀疱疹) 뜻 그대로 피부 병변은 신경의 분포에 따라 띠모양으로 물집의 형태로 발생하며 마치 밤하늘의 은하수를 연상케 하는 특이한 모양을 띠게 된다. 대상포진의 통증은 대개 매우 심하여 잠을 이루기가 힘들 지경이 된다. 속된 말로 신경을 갉아 먹히는 통증이라고나 할까.
대상포진의 심각성은 병이 발생한 당시보다는 질병을 앓고 나서 발생하는 후유증에 있다. 물론 대부분은 큰 후유증 없이 잘 치유되기는 하지만 침범당한 신경의 위치와 손상 정도에 따라 경우에 따라서는 심각한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
대장포진이 치유된 후에도 통증이 영구적으로 지속되는 경우가 있다. 대상포진이 얼굴에 발생한 경우는 안구신경이나 안면신경 손상으로 급기야 시력 손상이나 얼굴이 돌아가는 증상 등이 영구적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뇌수막염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최근 일부 연구에 따르면 얼굴 대상포진 환자에게서 향후 뇌졸중이 발생할 가능성이 일반인의 4배에 달한다고 한다.
대상포진은 먹는 약으로 치료한다. 대체로 항바이러스약을 1주일간 복용하게 된다. 다행히 치료약의 발달로 인해 대부분은 잘 치유된다. 하지만 이미 대상포진이 발생한 이상 통증을 순식간에 없앨 수는 없으며 수주일 동안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치료에 있어서의 관건은 신경손상을 최소한으로 줄임으로써 향후 중대한 후유증을 막는데 있다. 즉 가급적 빨리 치료를 시작하여 신경손상을 최소한으로 하여야 한다는 말이다.
대상포진은 수두에 걸렸던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이다. 현재까지 몸 속에서 잠자고 있는 수두바이러스를 근본적으로 몰살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러나 체내에 다른 심각한 질환이 없는 한, 적절한 저항력만 유지한다면 충분히 발생을 막을 수 있으므로 평소 과로를 피하고 적절한 체력을 다지는 등 건강을 유지한다면 대상포진은 그다지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질병이라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