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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는 북한 진출 기업을 괴롭히지 마라
비즈니스 프렌들리는 어디 갔나
  2010-06-09 09:15:24 입력

▲ 고승우/미디어오늘 논설실장
이명박 정부는 6.2 지방선거에서 참패하자 “경제 살리기에 올인하겠다”면서 해외자본 유치 등에 적극 나서면서도 정작 개성공단 투자업체 등 대북 진출 기업 죽이기를 강행하고 있다. 통일부는 최근 대북 위탁가공 업체들의 완제품 반입을 허용하면서 이에 대한 대금 지불은 보류해달라고 요청, 남측 기업의 숨통을 막는 식의 반경제적 조치를 취했다.

이명박 정부는 천안함 사고를 북측이 일으켰다는 확신 속에 이런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천안함 사고원인에 대해서는 국내외에서 끊임없이 의혹과 문제제기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특히 러시아, 중국이 천안함 사고원인이 북한이라는 한국측 주장에 대해 동의하지 않고 있어 안보리에서 이명박 정부가 원하는 결과가 나올지 극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천안함 사고원인 조사를 하기 위해 지난달 말 방한했던 러시아 전문가 그룹은 ‘천안함의 침몰 원인으로 캡토마인(CAPTOR Mine: 어뢰를 통 속에 넣은 기뢰)일 가능성을 제기’한 것으로 보도되었다(중앙일보 8일). 이는 한국측의 사고원인 발표와 다르다. 향후 천안함 사고원인에 대한 국제적 논란이 확산될 것을 예고하는 부분이다. 이런 심각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가 천안함 사고는 북한의 소행이라는 결론을 앞세워 대북 진출 기업들의 일방적 희생이 수반되는 대북 경제제재 조치를 강행하는 것은 부당하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6일 “업체들 가운데 대금 지불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돈을 보내는 문제에 대해서 사안별로 검토할 때까지 돈을 먼저 보내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통일부의 방침은 정부의 대북제재 조치 일환으로 북한에 현금이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의 하나다. 그러나 물품은 받아놓고 대금을 지불하지 않을 경우 대북 진출 남측 업체들이 경영 위기에 봉착하는 것은 물론 북한이 법적 소송 등 강하게 반발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통일부가 앞장선 대북 대금 지불 보류 요청 등은 해외 투자가나 기업들이 예민하게 관찰하는 사안이다. 한국 정부가 기업의 생존 및 경영권을 보호하는 안전조치의 수위는 대북 진출 한국 기업들에 대한 남측 정부의 조치에서 유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측 정부가 과거 정부의 보장을 신뢰한 남측 기업들의 대북 진출에 대해 불투명한 안보논리와 냉전대결식 정치논리를 앞세워 파산과 같은 위기상황으로 몰아간다면 해외 투자가나 기업인들이 이명박 정부의 한국 진출 권유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 지난 5월21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열렸다.(사진출처-청와대)

이명박 대통령은 5일 싱가포르를 방문해 싱가포르 기업인들에게 “한반도에서 남북전쟁 가능성은 없다”면서 싱가포르 기업인들이 한국에 적극 투자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천안함 사고, 북한의 폐쇄성과 독재체제 등을 언급하면서 “남북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하지만 쉽지 않은 과제임은 분명하다”면서 “전쟁 가능성은 없고 국지적인 평화 위협 행위는 간혹 나오고 있는데 강력하게 억제해 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해외자본 유치 노력이 진정성 있게 보이려면 한국 기업의 대북 대금 지불 보류 압박 같은 일을 해서는 안 된다. 이 대통령이 국내에서 벌어지는 정치논리를 앞세워 기업 죽이기로 몰아갈 경우 한국의 국제적 경제 이미지는 크게 훼손될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한반도 평화의 상징인 금강산 관광 사업이 12년 만에 종료된 것에 대해서도 기업 및 시장경제 보호라는 차원에서 깊은 자성이 필요하다. 북한 내각 산하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은 지난 4월23일 금강산지구 내 이산가족면회소 등 5개 남측 부동산을 몰수하고, 나머지 현대아산 등 민간 소유의 부동산은 동결한다고 밝혀 1998년 11월 시작된 금강산 관광의 문이 닫히게 됐다. 금강산 관광은 2008년 7월 박왕자씨가 현지 군사통제구역 안에서 북한군 초병의 총격을 받아 사망한 직후 우리 정부의 결정에 의해 중단됐다. 남측 정부는 이후 사건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책 마련,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 등 3대 요건이 충족돼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그러나 지난 4월 금강산 관광 사업 종료 직전 북측은 금강산 관광과 관련해 남측 정부가 요구해 온 관광객 안전보장 등 3대 요구사항에 대해 합의서 초안까지 제시했으나, 우리 정부가 이를 거부해 협상이 결렬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안교식 금강산기업협의회 회장은 지난 4월27일 MBN에 출연해 “북한이 우리 정부가 요구하는 3대 요구사항 합의서 초안을 문서로 써주겠다고 했는데도 우리 정부가 이를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서로 진정성을 갖고 요구할 것은 요구하고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평화적인 대화와 협상을 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안 회장의 이상과 같은 발언은 충격적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기업 CEO 출신으로 기업 경영에 대해 누구보다 더 깊은 이해와 애정을 갖고 있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작 대북 진출 기업에 대해서는 이념과 정치논리를 최우선시 하면서 기업 죽이기에 서슴없이 나서는 것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6.2 지방선거에서 유권자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유권자들은 이명박 정부의 민주주의 후퇴, 남북관계 악화 정책을 반대한다는 것을 명백히 밝혔다. 현 정권의 독선과 오만, 일방 독주에 일격을 가한 것이다. 그런데도 현 정부가 여전히 대북 진출 기업들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은 정권의 위기를 자초하는 행위다.

이명박 정부는 천안함 사고원인 규명에 대해 공신력 있는 국제합동조사를 실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진상을 규명하는 진솔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 국제사회가 동의하지 않고 차가운 시선을 보내는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만 나 홀로 북한 때리기를 지속하는 행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이런 점을 감안해 통일부는 대북 진출 기업의 대금 지불 보류 강압 조치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 그래야 해외 투자가와 기업의 한국 진출이 이뤄진다.

미디어오늘(www.mediatoday.co.kr)과 기사제휴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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