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동두천시장이 민선4기 시장으로 재임한 뒤 몇 개월 지나지 않아 최대 시련을 맞고 있다. 동두천시 기획감사실장 시절 꽤나 원칙있고 청렴한 공무원으로 알려졌던 당사자이기에, 최근 최 시장에게 쏟아지는 온갖 비난과 의혹은 그동안 쌓아왔던 ‘원칙과 청렴’ 이미지와 상충되어 많은 이들을 혼란스럽게 하기에 충분하다. 잘못하다가는 그 스스로가 종종 비판하던 전임 방제환 시장의 전철을 그대로 밟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최 시장의 가장 큰 시련은 곳곳에서 주민들의 원색적인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시민단체와 언론의 비판은 이미 부차적인 문제가 됐다. 안흥동에다 추진하려는 영상문화관광단지 조성사업은 주민설명회에서 욕설까지 듣는 험악한 꼴을 당했다. 그만큼 주민들이 최 시장에게 갖는 분노와 배신감은 극에 달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주민들은 ‘사기꾼 시장’이라는 식으로 최 시장을 불신하고 있다. 경기북부참여연대의 끈질긴 추적과 분석도 이같은 사태에 한몫 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열린우리당이 정치적으로 한나라당 소속 최 시장을 압박하고 있는 점도 최근의 상황을 더욱 꼬이게 하고 있다. 영상단지와 관련해 최 시장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검찰에 고소장을 접수해, 사건을 넘겨받은 경찰이 진위를 가리고 있다. 사건이 확대되자 그동안 비공개를 원칙으로 삼았던 ‘원칙주의자’ 최 시장은 이례적으로 시 홈페이지에 영상단지 추진과정과 입장을 밝혔지만, 시민단체의 반박을 듣고 있다.
영상단지 뿐만 아니라 제2지방산업단지, 소요산권 테마형 관광단지 등 최 시장의 핵심공약이 주민과 시민단체로부터 강한 의혹을 받고 있다. 아차노리 마을 노인병원 건축허가 취소를 요구하는 주민들도 “최 시장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위법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어찌하다가 ‘원칙과 청렴’의 상징이던 최 시장이 이렇게 무너지고 있는지 안타깝기 짝이 없다. 최 시장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주민을 위한, 주민과 함께하는 원칙을 다시 세워 본래의 자신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아직도 최 시장의 진실성을 믿을 수 있는 이유는 그가 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기대를 통해 재선 시장으로 당선되었다는 점 때문이다. 시민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모습은 ‘원칙과 청렴’의 상징과 어울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