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육연구소 작성
서열화된 고교 체제
의정부시는 비평준화 경합지역으로 고등학교들은 신입생을 학교별로 지원받고 선발한다. 대체로 전형요소는 중학교 내신성적과 선발시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내신성적은 200점, 선발시험은 100점으로 총 300점이다.
의정부의 일반계 고등학교는 비교적 확연한 서열화 체제를 보이고 있다. 중학교에서는 재수생 양산을 피하기 위해 암묵적으로 학교서열에 따라 지원 가능한 성적을 미리 결정하고 있는 형편이다. 학교에 대한 호감이라는 것이 대학 진학 결과로 결정되어 애초에 우수한 학생들이 오지 않기 때문에 지역 내 고교 서열화는 계속되는 경향이 강하다. 이와 같은 학교 구분으로 인하여 의정부의 학교별 입시체제는 경쟁을 통한 효과를 산출하지 못하고 오히려 부작용이 강화되는 측면이 있다.
고교 서열화 체제와 경쟁입시로 인한 부작용 중 하나는 고교 진학을 위한 과도한 경쟁 유발이다.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가능한 높은 서열의 고등학교에 진학하기를 원하며, 이 때문에 초·중학교 때부터 심한 입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중학교에서 입시위주의 교육이 운영되고 있으며, 일부 학생들은 서울 노원구나 도봉구로 전학을 가는 경우도 있다. 일정한 수준의 학교에 진학하지 못하는 경우 하위권 학교보다는 서울 학교로 진학하는 것이 낫다는 학부모의 의견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경쟁입시는 성적 위주의 전형방식으로 일정 비율의 학생들은 경쟁에서 뒤처져 진학에 실패할 가능성을 내포하는 체제다. 중학교 내신성적에 비추어 원하는 학교로 지원할 가능성이 낮은 학생들은 서울로의 이동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하위권 학생들은 타 지역으로부터 우수 학생의 유입이 증가하면서 오히려 포천, 양주, 동두천 등 주변 지역으로 밀려나는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타 지역 고교 진학현상은 근처에 학교를 두고 불가피하게 먼 지역의 학교를 다니는 불편을 감수하도록 한다.
현생 입시체제와 같이 학생들이 동질적으로 선별되는 것이 학습지도와 생활지도에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있다. 아무래도 다양한 수준의 학생들을 한 공간에서 지도하는 것은 학교 운영에서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평준화를 도입하면 많은 학교에서 면학분위기가 와해되고 학력 하향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와 맥을 같이 한다. 그러나 반대로 하위권 학생들만 구성된 학교에서는 롤 모델이 없어 모든 학생이 학습의욕이 떨어지고 문제 행동이나 비행을 심화시키는 작용을 함으로써 어떤 전환을 위한 계기를 마련하기 힘들다는 비판적 의견도 있다.
하위권 학생 자존감 하락
학교 서열은 학생들을 성적으로 구분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사회통합을 상당히 저해하는 효과를 갖는다. 또한 서열화로 인하여 하위권 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자존감 하락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하위권 학교의 학생들은 열등감, 패배의식, 자기부정 등으로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상처를 받는다.
최근 수시제도의 활성화는 경쟁체제의 고교 입시제도에 논쟁점을 제기하고 있다. 수시제도에서는 내신 성적이 중요함으로 비슷한 수준의 학생들로 구성된 학교에서는 상당히 불리할 수 있다. 소위 ‘명문’고교에 진학한 학생들이 내신 성적의 불리함으로 인하여 좋은 대학에 못가고 있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는 만큼의 최종 결과가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보았다.
어떻게 지역인재를 육성할 것인가와 관련하여 뜨거운 논쟁이 존재한다. 한편에서는 무한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수월성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며, 지역명문을 통한 지역인재 양성 등이 의정부에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평준화가 실시될 경우 상위권 학생들의 유출 경향이 심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오히려 평준화 도입을 통해서 지역 인재 양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현행 체제에서 상위권 학생들이 집중된 학교들의 대학 입학 결과 부진 현상은 우연한 결과만은 아니다. 다양한 집단 구성 가운데에서 생활할 때 비로소 전인격적이고 통합적인 인재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며, 학력 수준에 있어서도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단위 학교에서 제기될 수 있는 경영의 부실문제는 평준화를 시행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또한 전반적으로 학급수를 줄이고 물리적 교실과 교사를 확보하는 등의 제반여건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의정부의 과다학급, 과대학급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학교신축 등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사립학교에도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며 좋은 학생들을 보내는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 평준화를 하는 것과 동시에 학생들을 위한 질 높은 교육 여건을 만드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평준화 찬성 65.3% 비평준화 불만 50.5%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 현행 고입제도(비평준화)에 대하여 전반적으로 불만족 비율이 높았다. 학생의 42.6%, 학부모의 50.5%, 교사의 49.3%가 불만족(매우 불만족, 다소 불만족)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는 만족한다는 의견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현행 고입제도의 대안으로서 평준화 제도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서 동의하는 의견이 많았다. 학생의 52.2%, 학부모의 65.3%, 교사의 60.6%가 필요하다(다소 필요, 매우 필요)고 응답했다. 평준화 도입 찬성 의견은 학부모에게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불필요하다는 의견보다 세 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정부에 평준화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고교 입시경쟁의 과열 정도 ▲고등학교 수와 분포의 적절성 ▲학생 수급 ▲학교간 교육여건의 유사성 ▲지역주민의 정책 지지도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점을 종합적으로 검토해볼 때 평준화 제도 도입의 기본 조건은 비교적 충족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몇몇 사립학교는 재단의 여건이 좋지 못하고 비선호학교로 분류되고 있다는 점은 간과하기 어려운 문제다. 이들 학교에 배정받았을 경우 학생과 학부모의 불만이 심각하게 제기될 수 있다. 따라서 고교평준화 제도의 도입을 긍정적으로 고려하되 학교 선호도 격차를 감소시킬 수 있는 대책이 함께 추진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