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삼식 양주시장은 옳건 그르건 밀어붙이기를 잘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본인 스스로 “강력한 추진력”이라고 자랑한다. 그게 뚝심인지 소신인지 고집인지 아집인지는 보는 이들의 평가에 따라 갈린다. 그런 업무스타일 때문에 종종 일을 그르치는 게 큰 흠이다. 치밀하게 따져보고 분석하고 준비하기보다는 일단 저지르고 보는 식이다.
현삼식 시장은 7월1일 취임하자마자 이레만에 과장(5급) 15명과 인사담당(6급)을 전격 교체한데 이어 30일에는 무려 215명을 대규모로 인사발령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고 했다. 현삼식 시장이 선거 때 시민들에게 약속한 공약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새롭게 진용을 짜는 게 옳다. 그러나 시기와 방식에서 정도를 거스르는 역주행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하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양주시 발전을 위해 조직을 정비하고 사람을 숙성시켜야 할 판에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이다.
올해말 인구 20만명이 되면 1국 4과가 신설되고, 그에 따라 관장 업무를 조정하는 전면적인 조직개편이 불가피하다. 그게 아니더라도 새 술을 제대로 숙성시키려면 지금이라도 틀을 바꾸는 의미에서의 조직개편이 필요하다. 인사교체는 그 뒤를 따를 수 밖에 없다.
그런데 현삼식 시장은 무엇이 그리 다급한지 취임하자마자 일주일만에 과장급 ‘보은인사’를 하고, 뒤이어 과장 6명을 포함한 6급과 7급 215명을 마구잡이로 교체했다. 조직개편이 진행되면 또다시 인사발령을 해야 할텐데 한심한 짓이 아닐 수 없다. 마치 자신이 점령군 사령관이 된 것처럼 인사를 무기로 조직과 사람들을 무참하게 짓밟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전보 제한규정 등은 사문화된 법이 됐다. 또 행정기구설치조례를 개정하지 않고 시행규칙을 먼저 자체 개정하는 역주행 행정을 펼치고 있다. 농업직 발탁, 일부 논공행상에 따른 보은성 인사 논란도 빠질 수 없다.
새롭게 수장이 바뀐 의정부시의 경우 현재 조직개편안을 수립하고 있으며, 9월경 의회에 행정기구설치조례를 상정하여 의결 받을 예정이다. 이어 시행규칙을 개정한 뒤 대대적인 인사교체를 할 방침이다. 순리에 맞는 절차다.
말단에서 과장, 면장을 거쳐 국장까지 30여년을 양주시에서 농업직 공무원으로 일한 현삼식 시장이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근시안적 행정철학을 갖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인의 장막에 가려 그들의 감언이설에 녹아나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마구잡이 인사로 자신의 존재감을 공직사회에 각인시키려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이번 대규모 인사가 양주시의 역주행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 된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양주시민들의 앞날이 크게 걱정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