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용 의정부시장의 발걸음이 위태롭다. 자칫 ‘폴리페서(polifessor·정치지향 교수)’로 낙인 찍힐까 근심스럽다.
한나라당 김문원 전 시장의 ‘8년 집권’에 지친 공무원들과 시민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지난 7월1일 취임한 안병용 시장의 행정집행 스타일은 아직 분명하지 않다. 취임 초기라 좌충우돌 할 수밖에는 없을 것 같다. 때문에 벌써부터 그를 재단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지적도 가능하겠다.
안 시장은 그동안 대중적으로 사회 전면에 나선 적이 드물어 그만큼 시민들에게는 장막에 가려져 있던 인물이다. 그러하기에 그의 정치적 철학과 학문적 성취도, 이를 밑받침으로 삼은 행정집행 능력을 명쾌하게 파악하기는 힘든 면이 있다.
신흥대학 행정학과 교수로 20여년을 강단에 선 그는 ▲민선2대 경기도지사(임창열) 도정 인수위원회 위원장 ▲경기북부발전시민포럼 공동의장 ▲경기도 제2청 경기북부발전위원회 위원장 ▲경기중북부 광역철도 신설연장 추진위원회 자문교수 ▲의정부시 예총자문위원회 수석부회장 ▲경기도 축구협회 고문 ▲한국유네스코 경기도협회 이사 등을 맡았다.
행정학을 근간으로 삼아 정책분야에서 나름 인정 받은 그는 축구협회까지 망라하며 다양한 인적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사람들에게 이따금 정치냄새를 흘리기도 했다. 결국 이번 6.2 지방선거 때 강성종 신흥학원 이사장이 국회의원으로 있는 민주당 공천을 받아 당선됐으나, 여전히 그는 대중적으로 장막에 가려진 ‘초보 시장’일 뿐이다.
동사무소 직원의 잘못 때문에 민원인을 직접 찾아가 사과하고, 각종 현장을 누비고, 정부예산을 따내기 위해 불철주야 뛰어다니는 노력 등은 신선하다. 그러나 멀쩡한 시장실을 본인 입맛에 맞게 6천여만원을 들여 뜯어 고치고, ‘김문원 사람’을 내몰아 자기식구를 그 자리에 심으려는 모양새 등은 구태하다. 의원과의 간담회를 민주당 따로, 한나라당 따로 하는 식으로 의정부시의회를 분열시키는 등 정치논리에 휩쓸리는 일은 안쓰럽다. 의정부경전철 논란 등을 매듭짓지 못하는 것은 무능하다.
원칙에 기반한 학자적 양심을 우선으로 하지 않는다면, 그는 정말로 폴리페서가 될 것이다. 다행히 취임 초다. ‘명재상’ 반열에 올라 전국에 의정부를 널리 알리는, 역사에 기록될 의정부시장이 되리라는 기대를 저버리는 것은 그래서 시기상조다.
시간이 지날수록 갈라진 철길은 다시 만나기 어렵다. 4년은 그리 길지 않다. 한걸음 한걸음이 무거워야 한다. 번잡한 주위를 물리쳐야 한다. 폴리페서가 되느냐 명재상이 되느냐는 오로지 안병용 시장의 양심과 의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