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2025.04.10 (목)
 
Home > 기획/연재 > 김실의 쌍기통 코너
 
다빈치코드-1
소설가 김실의 쌍기통 코너
  2006-05-25 13:12:00 입력
마누라가 조목조목 적어준 쪽지를 주머니에 소중하게 간직한 채 김가다(金家多)는 광장시장을 향해 서둘러 장돌뱅이 행보를 시작했다. 김가다가 이날 따라 아침나절부터 잰걸음을 시작한 것은 요즘 한창 세상을 벌집 쑤시듯 시끄러운 ‘다빈치코드’란 영화를 보기 위해서였다. 여느 나라와는 달리 유독 한국에서만 예매율이 80%라고 신문에서 왁자지껄 떠들어대기에 대체 어떻게 제작된 영화이기에 그 난리법석을 치나 알기나 해 보자는 심사에서였다.

사실 김가다는 두어달 전에 다빈치코드라는 소설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라고 하도 떠들썩 하기에 일부러 서점에 들러서 대강 훑어 보긴했지만 김가다로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설정이었기에 일찍 책을 닫고 서점을 빠져나왔었다.

사실 인류역사 이래로 사탄은 수없이 많은 힘있는 정치가나 경제통, 또는 머리좋은 철학가나 천재적 문필가 등을 이용해서 인류의 영혼을 끊임없이 혼란시켜왔다. 사실 김가다는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도 자신의 조상은 원숭이라고 믿었었다. 학교에서 찰스 다윈의 진화론을 너무도 그럴 듯 하게 가르쳤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목욕을 할 때마다 엉덩이 가운데 톡 불거져 나온 돌기를 만져보면서 김가다는 긴가민가 속으로 중얼거렸었다.

“이 자리가 바로 원숭이 꼬리가 퇴화되어 없어진 자리라 이 말 아냐. 그러니까 내 조상은 원숭이고 난 원숭이의 후손이라 이말이지...”

대학때는 스콜라 철학자들의 괴변에 심취해서 공연히 허무주의에 빠져 컴컴한 음악실 한쪽 구석에 하루종일 쳐박혀 담배만 죽살이지게 피워 대었었다. ‘신은 죽었다’고 선언한 니체가 너무도 멋있어 보여서 그의 철학서를 보란 듯이 겨드랑이에 끼고 다니는 것을 자랑스러워 했고 쇼펜하우어의 시집을 밤이 타도록 노래했었다. 알프스를 넘은 한니발이나 나폴레옹처럼 가난하고 약한 자를 학대하는 정복자가 위대한 영웅으로 보여 그들을 하나님보다 더 존경했었다. 육백만이 넘는 유태인을 학살한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보고 히틀러조차 영웅처럼 느껴질 정도로 김가다는 여간 위험한 인물이 아니었었다. 그처럼 김가다는 잘못된 천재들에 의해 쓰여진 사상을 조금도 여과없이 받아들인 인숭머레기였다.

김가다는 지금도 허룹숭이로 보내고 만 젊은 시절이 억울해서 울화가 치밀 지경이었다.
“긴 말이 뭐 필요해. 가장 소중한 진실은 오직 사랑이었는데 말이지...”


김가다는 광장시장을 구석구석 뒤지고 다니면서 마누라가 시킨대로 물건을 골고루 구입해다가 ‘멧돼지’란 단골 가게에다 맡겨 놓고 피카디리 극장을 향해 발걸음을 빨리했다.
첫회 상영을 보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자갈치 시장처럼 욱삭대는 사람들 틈새에서 김가다는 잠깐 암담해지는 느낌이었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김가다 또래의 장년층 사람들은 한사람도 없었고 모두다 젊은 남녀들로 넘치듯 출렁거리고 있었다. 김가다는 은근히 속이 상했다.


“젊은 사람들이 이렇게 이른 시간에 학교도 안가고 직장에도 안나가고 영화를 보러 왔다면 저들의 정체는 모두 무엇일까...”
어쨌거나 김가다는 제발 영화만큼이라도 재미나 있어서 본전 생각나지 않게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빈치코드가 왜곡된 진실을 허구로 포장한 소설이라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었기에 그 영화를 보았다고 해서 자신의 영혼이 상처받는 일은 어림도 없다고 스스로 자신했다.
<다음호에 계속>

-소설집 <여보, 나 여기 있어>,
-<트럼펫> 등 출간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경기북부시민신문 님의 다른기사 보기
TOP
 
나도 한마디 (욕설, 비방 글은 경고 없이 바로 삭제됩니다.) 전체보기 |0
이름 제목 조회 추천 작성일

한마디쓰기 이름 패스워드  
평 가









제 목
내 용
0 / 300byte
(한글150자)
 
 
 
 
 
 
감동양주골 쌀 CF
 
민복진 미술관 개관
 
2024 양주시 도시브랜드 홍보영상
 동두천시 함경옥식당, 수학여행
 의정부시, 경기도 지방세 세무조
 경기도 특사경, 폐기물처리 미신
 김동연,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은현농협, 조합원 대상 ‘외국인
 정현호 의원 “104역 명칭 확정
 동두천시, 중장기발전종합계획
 2025년 ‘동두천 꿈이룸 동아리
 2025년 제1차 경기도 장애인체육
 양주시, ‘2025년 집중 안전 점
 양주시, 봄철 산불 조심 기간 ‘
 중대시민재해 시설 안전관리 강
 양주시의회, ‘양주시 경제자유
 전통시장 활성화 지원! 공영주차
 의정부시, 우수 노인장기요양기
 도시를 잇는 대중교통의 힘, 의
 “동두천 송내주차타워, 440억짜
 거짓이 진실을 이긴다는 궤변론
 백석농협, 산불피해 농업인 지원
 제337회 동두천시의회 임시회 개
 동두천시의회, ‘경기도의회 의
 양주시, 말라리아 퇴치 총력…20
 경기도교육청, 사회정서학습에
 당신의 작품이 경기도서관이 됩
 경기도의회 이영주 의원, 양주시
 임태희 교육감, “경기교육, 학
 직업교육 활성화를 위한 축제,
 경기도교육청, 학교업무개선 의
 양주시, 취약계층 건강 돌본다…
 농협중앙회 의정부시지부, 함께
 
권영기 의원 “공무원 인사에 다면평가제 도입해야”
 
양주농협, 상호금융대상 수상…종합경영평가도 6년 연속 1등급
 
“김동근 시장은 UBC 민자사업 즉각 중단해야”
 
이은경 의원 “신시가지 및 구도심 주차난 해결책 마련해야”
 
은현농협, 조합원 대상 ‘외국인근로자 노무관리’ 교육
 
정현호 의원 “104역 명칭 확정하고 역세권 난개발 막아야”
 
인생 역전
 
회사 사정에 의한 휴직 명령
 
의료사고의 형사처벌 분석과 비교
 
나는 경기도 가평군 ‘노동안전지킴이’다!
 
백석농협, 산불피해 농업인 지원성금 기탁
 
 
 
 
 
 
 
 
 
 
 
 
 
 
섬유종합지원센터
 
 
 
신문등록번호 : 경기.,아51959 | 등록연월일 : 2018년 9월13일
주소 : (11676) 경기도 의정부시 신촌로17번길 29-23(가능동) 문의전화 : 031-871-2581
팩스 : 031-838-2580 | 발행·편집인 : 유종규│청소년보호책임자 : 송수연 | 관리자메일 : hotnews24@paran.com
Copyright(C) 경기북부시민신문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