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렷하고 있는 부동자세로 딱딱한 어조의 징병관 질문에 짧게 답하는 청년.
징병검사장이 군입대의 막연한 두려움처럼 긴장감과 군기로 가득 찼다.
경기북부병무지청. 병역의무의 첫 관문인 징병검사를 받으러 온 청년들은 노후화 된 청사로 인해 긴장감이 더해간다. 하지만 2층 징병검사실에 발을 내 딛는 순간 가족같은 따스함이 이들을 맞는다.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병무청에 어머니 같은 징병관 유운득(50)씨가 이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유운득 징병관(5급 사무관)은 병무청 창설 이래 여성 최초 징병관으로 올 1월11일 경기북부병무지청에 부임했다. 유징병관은 역시 여성 첫 보좌관인 신상례씨와 함께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부드러움으로 징병검사과정에서 자주 발생하는 민원불편사항을 해결하고 있다.
“어린 나이에 선택을 잘못하면 그 결과는 평생을 좌우합니다. 자식처럼, 어머니의 마음으로 한 가지라도 더 알려줘서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많이 제공하고 싶습니다. 특기를 살려 군대 생활이 자기계발로 이어질 수 있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유징병관이 부임한 후 징병 상담속도가 느려졌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유과장 자신도 6월 군입대를 앞둔 아들의 한 어머니이기도 하기에 상담속도보다는 더 많은 정보를 자세히 알려주고 등이라도 한 번 두드려주며 용기를 북돋아 주고 싶은 마음이다.
“동창회 등 모임에서도 군입대를 앞둔 자녀를 둔 친구들이 이것저것 많이 물어봐요. 자녀의 군입대를 피하고 싶은 부모들? 많지요. 하지만 저는 꼭 군대를 보내야 한다고 말합니다.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개인화되고 있는 사회에서 단체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요.”
퇴직 후 청소년 병역설계사의 꿈도 꾸어보는 유징병관.
이들의 친절함과 따스함으로 고정관념을 깨고 시민에게 편안하게, 가깝게 다가서는 경기북부병무지청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