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 근로자·영외군인 전입신고 독려
논리 허술…사실상 ‘강제 인구유입정책’
공무원 47.7%(2009년 11월 현재)가 관외에 거주하고 있는 양주시가 갑자기 ‘양주시민 22만 만들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주시는 최근 ‘인구 22만이 되면 양주가 새로워집니다’라는 홍보물을 제작하여 곳곳에 뿌리고 있다.
양주시는 이 홍보물에서 “양주로의 이주를 망설이고 있는 분, 실제 양주에 거주하지만 주민등록은 다른 곳에 있는 분은 동참해달라”며 거주지에 주민등록을 하면 ▲생활이 편리해지고 ▲행정서비스가 쉬워지며 ▲세수 확보로 혜택이 돌아간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주시는 또 “양주시 인구는 최근 5년간 아파트 입주로 인해 15만명에서 19만명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최근 부동산 하락과 경기침체로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다”며 “이에 22만 프로젝트를 통한 도시발전을 계획하고 있으니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거듭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기업체와 군부대를 통한 기숙사 근로자와 영외 군인 주소전입이 주축을 이룰 것으로 보여, 강제적이고 인위적인 인구늘리기라는 비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올해말 기준 인구 20만명이 넘어야 정부로부터 양주시 조직확대를 승인받을 수 있어 ‘밥그릇 늘리기’ 아니냐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양주시 인구 증가율 답보=양주시 인구는 올해 8월말 현재 7만3천896세대, 19만2천754명이다. 지난해 12월말 현재 18만9천492명에서 고작 3천262명이 증가했을 뿐이다.
양주시는 전월 대비 올해 2월 303명, 3월 251명, 4월 1천명, 5월 909명, 6월 585명, 7월 339명, 8월 981명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추세로는 올해말 인구 20만명을 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여, 양주시가 애간장을 녹이고 있다.
의정부에서 양주로 청사를 이전한 2000년 이후 10년여만에 12만여명에서 20만여명으로 증가한 것과 크게 비교된다. 백석동화, 삼숭자이, 덕계범양, 고읍지구 아파트 입주 등에 힘입은 인구증가율은, 그러나 경기침체에 따른 옥정·회천지구 지연 등에 발목이 잡힌 상태다. 고읍지구 유입도 관외보다 관내 주민 이주가 더 많다.
◆양주시 조직확대 비상령=양주시가 애간장을 녹이는 실제 이유는 조직확대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양주시는 현삼식 시장 취임 이후 올해말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인구 20만명이 넘으면 양주시는 행정기구 및 정원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내년 1월 1국이 신설된다. 4급 공무원 자리 하나가 생기면서, 더불어 자율적으로 5급 과장 자리 2~4개를 늘릴 수 있다. 그러나 내년에 20만명이 넘으면 내후년에야 조직을 확대할 수 있다. 다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양주시는 1국 2~4과가 신설되는 것을 포함한 조직개편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상황이다. 인구 20만명이 넘지 않으면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하다. 재정 건전화, 작은 정부와는 역행하는 처사다.
◆양주시 “순수한 뜻”=그러나 양주시 관계자는 “도시발전의 기본은 사람인데, 경기 회복세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잘못하면 위기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며 “이를 대비한 순수한 뜻”이라고 주장한다. 또 “조직개편을 앞둔 때라 프로젝트 시작 시점이 애매할 수는 있으나 2011년까지의 장기적인 사업”이라고 강조한다. 인구가 늘면 국고보조금이나 특별교부세 지원금액이 달라진다는 주장도 한다. 2년 동안 인구가 줄면 행정조직도 다시 축소된다는 설명도 잊지 않았다.
◆엉성한 논리개발=2011년 인구 22만명을 목표로 한다는 프로젝트는 속빈 강정이다. 명분이 없다. 양주시는 ▲생활이 편리해지고 ▲행정서비스가 쉬워지며 ▲세수 확보가 가능하다는 논리를 개발했다.
그러나 생활을 양주시에서 하는 기숙사 근로자나 영외 군인이 주민등록지를 옮긴다고 해서 생활이 더 편리해지거나 행정서비스가 쉬워지는 일은 없다. 특히 전자정부 구축으로 행정서비스는 전국 어디서나 받을 수 있다. 세수 확보 또한 말도 안되는 논리다.
양주시에 따르면 기껏해야 자동차세를 더 받겠다는 뜻인데, 양주시는 1천명당 2억원의 세금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추정치다. 구체적인 자료가 없다. 특히 인구 유입에 따른 저소득층과 노인 등 사회복지 지출비용은 슬그머니 빼버렸다. 뜬구름 잡기다.
◆강제 인구유입정책=양주시는 시 홍보를 통한 전 계층의 유입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기숙사 근로자나 영외 군인의 전입신고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양주시는 이미 군부대에 공문을 보내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특히 근로자나 군인 등을 위해 전입신고 대행서비스를 추진 중이다. 게다가 주민등록 미전입자 실태조사를 강도 높게 벌일 방침이다.
이같은 행태는 전국 지자체에서 보기 드문 사례로 사실상 강제적이고 인위적인 인구유입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공무원은 “자리를 늘리기 위해 강제적인 방법을 동원하는 것은 권위주의 시절에나 가능한 일”이라며 “그렇다면 양주에 주소를 두고 관외에서 일하는 근로자나 군인들도 그곳으로 주소를 옮기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주시가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전형적인 조삼모사 정책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