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 공천이 이해못할 기준으로 진행되고 있다. 공천심사위원회는 말 뿐인 식물조직으로 전락한 것 같다. 경기도당의 경우 공천심사도 하기 전에 사실상 공천을 확정하는 등 절차를 무시하고 있다. 특히 대외적인 공천기준과는 별도로 도덕성에서 문제가 있는 인사들을 천거하는 등의 행태를 보여 ‘완전히 맛이 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나라당 경기도당에 따르면 3일 공천신청 마감결과 기초자치단체장 등 1천165명이 서류를 접수했다. 그러나 여러 시군에서 정치 실력자들이 공천신청을 조율하고 내천을 하는 등 잡음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우리는 이러한 문제의 진원지 역할을 도당위원장이자 공천심사위원장인 홍문종 전 국회의원의 정치적 발판인 의정부시가 맡고 있다는데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한나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의정부시 기초· 광역의원 공천확정예정자들이 공천신청 마감날인 3일보다 하루 앞서서 미리 발표되고, 이 때문에 소위 눈치를 보던 다른 후보군들은 신청을 포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더군다나 홍위원장은 내천을 하면서 아버지 홍우준씨의 입김을 받거나 본인의 개인감정을 분출하며 공천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도덕성을 제일 기준으로 삼겠다는 공천기준과는 별개로 음주운전 등 도덕불감증에 노출된 인사들 일부가 공천을 받았다. 어이없는 일이다.
특히 그동안 지역에서 나돌았던 한나라당 시의원 1천만원, 도의원 3천만원, 시장 5천만원, 광역비례대표 7억원 등 이른바 공천헌금설이 수면 위로 떠올라 검경 등 수사기관은 물론 선관위, 한나라당에서까지 벌집 쑤시듯 공천문제를 건드릴 예정이다.
이같은 사례가 비단 의정부에서만 일어났을 것이라 단정할 수도 없다. 이번 한나라당 공천과정은 썩을대로 썩어빠진 이 나라 정치부패의 한 단면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심각하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한나라당의 고해성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