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용 의정부예술의전당 사장 인터뷰
최진용 의정부예술의전당 사장은 내정설에 대해 ‘본인도 피해자’임을 강조했다. 그는 내년 의정부예술의전당 개관 10주년을 맞아 한단계 발전하는 ‘향후 10년의 청사진’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예술의전당 리노베이션 예산은 정부와 경기도, 대기업 지원을 받아내겠다고 다짐했다. 10월8일 그를 사장실에서 만났다.
-취임 소감은?
=지난 35년간 관직(문화부)에 있으면서 예술행정을 해왔다. 행정과 경영의 차이는 잘 모르지만, 예술경영을 해보고 싶었다. 깊이는 얕아도 국악, 사진, 문학, 미술 등등 모든 문화를 섭렵했다. 그동안 구자흥, 이진배 전 관장 두 분이 쌓아온 업적을 더욱 발전시켜나가겠다.
-내년은 예술의전당 개관 10주년이 되는 해다. 개관 10주년 기념 준비는?
=의정부예술의전당에 대한 예술계의 평가가 좋다. 특히 음악극축제는 차별성 있는 성공적 축제로 인정받고 있다. 10주년이라는 전환점을 맞아 이미지를 더욱 높이고 시민에게 다가가는 예술의전당이 되겠다. 그리고 향후 10년의 청사진을 제시하겠다. 의정부를 음악의 도시로 탈바꿈하자고 제안한다. 큰 예산은 필요없다. 가령 대극장을 모차르트홀로, 소극장을 슈베르트홀로 이름을 바꾸는 식, 거리 이름을 안익태길로 지칭하는 식, 국제회의실을 소극장 겸용으로 바꿔 국악이나 실내악 등 작은 공연을 하는 방식 등의 도시특화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예술의전당은 10여년 동안 객석 의자나 무대 음향판 등을 단 한차례도 개보수하지 않아 시설이 노후됐다. 이로 인해 시민들의 관람환경이나 예술인들의 공연환경이 낙후됐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80~100억원의 예산은 부담스럽다. 문화부와 경기도, 의정부시가 공동으로 예산을 만들어야 한다. 시민 부담을 덜어드리도록 노력하겠다. 정부는 물론 대기업 지원도 받겠다.
-음악극축제는 예술의전당의 얼굴이다. 그동안 시 지원 예산은 물론 협찬금 등이 부족하여 행사 진행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해결책은?
=내년은 호주와의 수교 60주년이 되는 해다. 호주 대사를 잘 알고 있다. 호주인형극단이나 서커스단 등 유명 예술단을 손쉽게 초청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활로를 찾겠다. 기업 협찬도 이끌어내겠다.
-그동안 예술의전당은 지역예술인들과의 협력이나 관계가 소원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예술의 질을 높이면서 시민에게 봉사하는, 시민이 주인이 되는 예술의전당이 되겠다. 지역예술인들이 소외받으면 안된다. 기획전시장과 대여전시장을 구분하겠다. 지역밀착형 극장과 전문극장으로 거듭나겠다.
-얼마 전까지 서울 노원문예회관 관장을 역임했다. 그곳과 비교해본다면?
=의정부는 노원에 비해 하드웨어가 크고 좋다. 그러나 덩치만 크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지난 6월4일 이진배 사장 퇴임 이후 후임 사장으로 거론됐다. ‘최진용 내정설’이 돌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신청서류를 내기 전날 의정부의 한 지인이 “사장에 어떤 사람이 내정되었으니 망신 떨지 않으려면 면접보지 말라”고 전화를 하더라. 나도 망설였다. 소문은 여러 가지다. 더 이상은 말하지 않겠다.
-경영철학 및 예술관.
=공익성과 경영성을 조화해야 한다. 극장은 경영에 대한 압박을 받겠지만, 그것보다 먼저 시민에 대한 문화서비스와 예술창조의 샘터가 되어야 한다. 수입이 떨어지는 국악이나 무용 등도 공연을 해야 한다. 시민이 참여하는 극장 운영을 하겠다. 극장은 극장장이나 직원, 시장이 아니라 시민들이 만들어가는 곳이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