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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적정부담-적정급여’를 이루려면
이형구 국민건강보험공단 동두천연천지사장
  2007-02-16 10:02:07 입력

최근 건강보험 재정지출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일부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 이유로 지난해부터 건강보험의 급여혜택을 확대시킨 것을 들고, 특히 일각에서는 작년 6월부터 입원환자에 대한 식대의 보험적용에 대해 비판한다. 하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건강보험의 급여확대는 오랫동안 지속되었던 ‘저부담-저급여’에서 선진 외국과 같이 ‘적정부담-적정급여’로 이행하는 과정의 일환이다. 그동안 부실했던 건강보험제도를 충실하게 하여 돈이 없는 사람들도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필요할 때 진료를 받게 하기 위해 추진되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마치 퍼주기식 급여확대로 재정적자가 나는 것으로 몰아간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시작된 급여확대는 오랜 기간 각계의 전문가들과의 논의를 통해 결정되고 시행되는 것들이다. 올해 상반기 늘어난 지출 증가액 1조5천억원 중 해마다 통상 증가하는 금액을 빼면 약 절반가량인 7천100억원이 추가 증가한 것으로 추계된다. 이중 암환자에 대한 보장성 강화에 약 3천억원이, MRI 급여, 분만·소아 입원에 대한 본인 부담 면제 등의 보장성 강화에 약 2천억원이 소요된 것으로 분석되며 나머지는 지급기간 단축 등으로 인한 것이다.

재정악화의 주범이라고 비판받는 식대의 경우, 대부분 OECD 국가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행하고 있으며 국민들은 모두 식대의 보험적용을 당연시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에서도 30년 전부터 식사를 빠른 회복을 위한 진료의 일환으로 생각하여 보험적용을 하고 있다. 다만, 최근 재정적자가 늘어나는 개호보험(노인들에 대한 별도 보험)에서 불필요한 장기입원을 줄이기 위해 식사를 급여에서 제외하였고, 이와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건강보험에서도 70세 이상 노인들이 장기요양병원에 입원하였을 때에 한해 본인 부담액을 인상하였다. 이를 두고 일본에서 식사가 급여에서 제외된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어 안타깝다. 식사는 건강한 사람에게는 일상비용이지만 환자에게는 충분한 영양과 질병에 맞는 처방식이를 제공하여 빠른 회복을 도와 그 자체가 치료의 한 방편이다. 따라서 식사의 보험적용은 당연하며 오히려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소득이 오르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질수록 의료이용은 많아지게 되어 재정지출은 늘어나게 된다. 유럽 국가들의 보험료 수준이 13~14%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4.48%로 유럽 국가의 1/3 수준에 불과하다. 정부의 재정지원 약속도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다. 이처럼 열악한 재정으로 건강보험의 내실을 기하고 늘어나는 의료수요를 감당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가진 돈의 크기에 관계없이 병든 사람이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받게 하도록 하는 건강보험제도의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지속적인 보장성 강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보장성 강화를 위해서는 가입자, 공급자 그리고 관리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의료기술과 고령화에 따라 급증하는 의료비에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보장성은 강화되어야 하며, 가입자들은 이를 위해서 일정 정도의 부담증가는 불가피하다는 점에 대한 인식전환이 있어야 한다. 관리자인 건강보험공단은 통합 이전인 1998년에 비해 5천여명의 인원을 감축하였고 이에 따라 관리운영비 비율도 절반 이하인 3.7%로 줄이는 경영효율화를 이루었지만 좀 더 허리띠를 졸라맬 여지가 있는지를 찾아야 할 것이다.

현재의 행위별수가제 하에서는 가입자의 부담증가와 관리의 효율화만으로는 아무리 재정을 쏟아 부어도 밑 빠진 독 물붓기식이라는 지적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최근 독일과 프랑스에서는 의료개혁의 일환으로 포괄수가제와 주치의제 도입을 시작했다. 일본에서는 2002년에 이어 2006년에도 수가와 약가를 각각 1.3%, 1.8% 인하하였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지불제도의 개선은 요원하고, 올해 수가를 3.5% 인상한 데 이어 내년에도 2.3%를 인상하기로 하였다. 일방의 노력만으로 ‘적정부담-적정급여’를 이룰 수는 없다. 보험료에 대한 가입자의 인식전환과 함께 지불제도의 개혁과 공급자의 동참의식이 너무나 절실한 때이다.

이와 같은 현실에서 인간의 고통을 덜어주는 복지사업의 목적을 성취하고 부족한 복지자원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안정장치가 필요한 조직적인 전문기관이 필요하다. 인간의 요구에 가장 강력하게, 신속하게, 융통성있게 복지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는 수단이 금전이고 이러한 금전을 사전에 준비해 두는 것이 기금이다.

우리나라의 모금과 구호사업은 일제하의 재해이민을 돕는 구호사업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또한 식민지 통치하에서 민족운동의 일환으로, 동포애의 발휘로 근대에 이르러 수해 및 재난지역 등 정부의 조직적인 전문기관이 활발히 복지정책을 전개하는데 필수불가결인 기금이다. 인간의 생명을 지켜주는 의료혜택을 고충없이 모든 국민이 골고루 혜택을 받도록 보장해주는 전매사업(담배값)의 복지자원 충당이야말로 간접적인 기금으로써 타인으로 하여금 강력한 사회복지 활동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다. 이 때에 비로소 인간의 생명과 행복을 보장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장치 마련과 질적 향상 추구를 위해 우리 모두 자발적인 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이다.

2007-02-16 10:02:07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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