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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병용 의정부시장, 현삼식 양주시장, 오세창 동두천시장 |
시장은 머슴이다. 시를 대표하는 얼굴머슴이다. 시를 책임지는 진짜머슴이다. 그런 머슴이 피곤하면 집안일이 잘 돌아가지 않는다. 주인을 위해 쉴새 없이 일해야 하는 숙명 때문에 힘이 빠지면 큰 일이다. 의욕이 상실되면 더 큰 일이다. 머슴이 주인행세를 하면 집안은 망한다.
주민(인)의 머슴이 되겠다며 선거에 출마하여 당선된 우리지역 시장들이 최근 경기도와 정부, 국회 등을 누비며 예산을 따오고 각종 사업추진을 요구하느라 정신이 없다. 관선시대 시장들과는 전혀 딴 판이다. 그만큼 주인에게 재고용되고 싶어하는 마음이 크다. 비즈니스 시장이니, 세일즈 시장이니 하며 주인 마음을 파고든다. 어설프게 요령 피우다가는 끝내 내쫓기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그런 머슴을 주인들도 인정하고 예우를 갖춘다. 그럭저럭 감사한 마음으로 새경도 준다.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주인과 머슴의 지위가 역전되면 혼란스럽다. 누가 주인이고 머슴인지 구분하지 못할 정도라면 집안은 콩가루가 된다. 시장을 각종 행사에 초대하는 일은 관행이었다. 이 관행을 깨고 다수를 위해 더 중요한 일에 힘을 쏟겠다는 머슴이 등장하면, 그는 주인들에게 혼쭐이 난다.
주인을 무시한다거나, 게으르다거나, 잘난 척 한다는 식으로 머슴을 깎아내린다. 새경을 주지 않겠다고 겁박도 한다. 심지어는 열댓명 모이는 회식자리에도 머슴을 부려먹으려 한다. 주인 체면을 위해 온갖 곳에 얼굴머슴을 ‘모신다.’ 주인 대신 머슴이 상전이 된다. 머슴이 무엇인가를 정리하고 계획하고 추진할 시간을 주지 않으면 도끼자루가 썩는 줄 모르게 된다. 곳간이 텅 비어가는지를 알 수가 없다. 대표머슴은 집안을 부강하게 하는데 부려먹어야 한다. 온갖 잡일만 시키면 쪽박차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머슴, 안병용 의정부시장과 현삼식 양주시장이 체육행사 등에 참석하지 않거나 제 시간에 오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일부 주민들이 있다. 시장 참석 위주로 행사일정을 잡지 말아달라는 요구는 묵살됐다. 매년 11월11일 열리는 양주 농업인의 날 행사는 12일로 하루가 연기됐다. 현 시장이 중국 동영시와 우호결연을 맺기 위해 11월8일부터 11월11일까지 출장을 다녀왔기 때문이다. 여독을 풀지도 못하고 ‘머슴 현삼식’은 또 달려가야 한다. 피곤하다. 힘이 빠질까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