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정치인’으로 알려진 박세혁 경기도의회 교육위원장(민주·의정부3)이 의정부 고교평준화 정책은 반대하고 있으니, 깜짝 놀랄 일이다. ‘개혁반항아’로 전향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박세혁 의원은 2009년 7월10일 한나라당이 장악한 경기도의회 교육위원회가 경기도교육청의 무상급식비 85억원을 전액 삭감하자 도의회 1층 로비에서 밤샘 농성을 벌이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당시 “헌법에서 ‘의무교육은 무상교육으로 한다’고 되어 있다”며 “한나라당이 김상곤 교육감의 정책에 대하여 재정적인 어려움, 정치적인 포퓰리즘, 부유한 아이들에게 급식비를 지원하는 불평등을 이유로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은 저열한 정치공세”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런 그가 김상곤 교육감 체제의 경기도교육청이 결정한 2012년 의정부 고교평준화에 대해서는 사실상 반대입장을 펴고 있다. 평준화는 좋은데 현실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의 반대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첫째, 특정 비선호 고등학교 문제. 둘째, 의정부고와 의정부여고가 맡아온 경기북부 인재확보 울타리가 무너진다.
그는 이처럼 기피학교를 크게 부각하고, 의정부고의 기득권을 움켜쥔다. 고교평준화는 교육의 주체인 학부모, 학생, 교사가 원하는 제도(의정부 찬성 74.5%)인데도 반대하는 속 뜻은 무엇일까? 의정부고 출신의 촉망받는 정치인이어서 그럴까? 기피학교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소수여서 버려도 된다는 생각에서일까?
경기도교육청은 고교평준화 조기정착을 위해 일찌감치 ▲기피고교 교육여건 개선 ▲과대학교 과밀학급 해소 ▲일반고교 질 제고 등 3대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박 의원은 경기도의회 교육위원장으로서 힘써 도우면 된다.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보편적 복지교육정책인 무상급식은 찬성하면서, 똑같은 보편적 복지교육정책인 고교평준화는 반대하다니. 한나라당이 무상급식을 방해한 것처럼 더 이상 발목잡기에 나서지는 말라. 결국은 고교 서열화와 입시경쟁, 학생들의 자존감 하락을 부추기는 성적순 비평준화 제도를 옹호하는 꼴이니까.
그는 지난 7월16일 경기도의회 교육위원장으로 선출된 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의정부 고교평준화에 대해 “공동의 이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만 뭉뚱그렸다. 가난하여 공부 못하는 학생들까지 보살피는 공동의 이익은 무엇인지 이제는 답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