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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과전문의 |
요즘 거리에서는 가로수들이 얼마 남지 않은 낙엽을 털어내려고 몸부림 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시간이 갈수록 앙상해지는 자태를 보고 있노라면 다소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렇다. 이제는 겨울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은 시기가 되었다.
겨울은 그 나름대로 낭만이 있기도 하지만 칼바람이 한바탕 귀를 훑고 지나갈라치면 추위를 넘어 피부가 벗겨지는 듯한 야릇한 통증까지 느껴지게 되어 괴롭기도 하다. 그야말로 살을 에는 듯한 통증을 느낀다. 그런데 인생을 살다 보면 적지 않은 경우 살을 ‘에는 듯한’ 것이 아니라 아예 살을 ‘에는’ 통증을 겪기도 한다. 바로 화상이다.
피부는 바깥층부터 표피, 진피, 피하지방의 세 층으로 나뉘게 된다. 이러한 구조에 따라 화상도 1도, 표재성2도, 심재성2도, 3도, 4도 화상으로 나뉘게 된다.
1도 화상은 표피층만 살짝 데인 상태로 해수욕장에서 가볍게 햇볕에 그을린 듯한 형상이다. 가장 다행스러운 경우로 대부분은 별 흉터 없이 1주일 내에 완치된다. 반면 표재성2도화상은 진피의 일부가 데인 경우로 물집이 발생되며 약 2주일간의 치료기간이 필요하다. 심재성2도 화상은 진피 대부분이 침범되는 경우로 대개 약 4주일 이상의 치료기간이 필요하며 완치 후에도 흉이 남게 된다. 3도 화상은 피부의 모든 층이 침범된 상태로 자가 재생이 불가능하여 피부이식수술이 필요한 경우이며, 4도 화상은 피부뿐 아니라 근육, 힘줄 등의 내부 조직까지 침범되어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게 된다.
이처럼 화상은 가벼운 상태부터 심한 상태까지 다양하게 분류되는데, 초기 응급처치를 잘하게 되면 화상의 상태를 다소 가볍게 할 수 있다. 화상을 입으면 즉각적으로 차가운 물이나 우유 또는 생리식염수 등으로 화상부위를 식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흐르는 물은 화상부위 피부를 벗겨낼 수 있으므로 가급적 용기에 담긴 물이나 물을 적신 수건을 은근히 환부에 대어주는 것이 좋다.
화상부위에 물집이 생긴 경우는 물집 속의 물만 빼내는 것이 좋다. 한때는 의사들조차 무조건 물집의 껍질을 벗겨내었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물집의 껍질은 나름대로 좋은 보호막 역할을 하여 피부 재생에 도움을 준다. 또한 물집의 껍질을 벗겨내게 되면 이후의 통증이 더욱 심해지게 된다.
따라서 물집을 벗겨내지 말고 살짝 칼집만 내어 물집 속의 물만 배출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단 이러한 작업은 청결한 상태에서 시행하여야 하기 때문에 집에서는 억지로 하려 하지 말고 여의치 않다면 물집을 그대로 놔둔 채 병원에 신속히 오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종종 화상 직후 병원에 내원치 않고 자가 치료 후 상처가 악화된 채 병원에 오시는 분들이 있다. 초기 치료가 잘못되면 화상부위로의 세균감염이 발생되어 가벼운 화상이 심한 화상으로 진행되는 등 후회스러운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따라서 가급적 화상을 입은 후에는 가까운 병원에서 진찰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좋겠다. 특히 당뇨병 등 동반질환이 있는 분들은 아무리 사소한 화상이라도 반드시 병원에서 치료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른 사고와 마찬가지로 화상을 입는 것은 순식간이다.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일은 벌어진다. 화상을 입은 후 응급처치도 중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대부분의 화상은 전혀 의식하지 못한 상황에서 벌어진다. 따라서 평소 안전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다. 순간의 실수로 인해 오랜 기간 또는 평생을 괴롭게 지낸다면 얼마나 억울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