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길들이는 개 쭈구리>, <담을 넘는 아이>, <다금이> 등을 통해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작가 소중애씨에게 가져봄직한 기대를 <바보 갑수 천재 갑수>도 어김없이 져버리지 않는다.
삐딱한 세상에 거침없이 일침을 놓을 수 있는 사람은 결코 똑똑하거나 잘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이 <바보 갑수 천재 갑수>에서 세상의 똑똑한 사람들을 바보라고 비웃는 주인공으로 교실도 제대로 찾지 못하는 바보 아이를 내세웠다.
10까지 숫자를 셀 줄 알고, 아는 글자 몇 개 정도는 있고, 열두 살인데도 3학년이고 특수반에서 수업을 듣는 2학년보다 작은 바보 갑수. 갑자기 사라져버린 아빠를 찾겠다고 시골에서 엄마와 함께 이사를 온 갑수는 머리가 너무 커서 반 아이들에게 머리장군이라고 놀림을 당한다. 하지만 말조차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오히려 선생님에게 핀잔을 듣고야 마는 바보아이다.
바보 갑수는 세상에 있는 사람을 네 부류로 구분한다. 방 장군 아저씨처럼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사는 사람, 엄마처럼 하기 싫은 일을 하면서 고생하는 사람, 교감 선생님처럼 일은 하지 않고 편하게 사는 사람, 최씨 아저씨처럼 시키니까 그냥 하는 사람. 사람들은 갑수를 바보라고 하지만 갑수의 눈에는 방 장군 아저씨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바보 같기만 하다.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사람들이 바보이지, 먹는 것, 노는 것, 공부하는 것도 하고 싶은 것만 하는 천재를 왜 바보라고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그러나 단 하나. 아주 기분 나쁜 것이 있다. 바로 거짓말이다. ‘모든 것은 태어날 때부터 제 밥그릇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잡초 때문에 꽃이 죽으면 그건 꽃의 잘못’이라고 알려준 게 거짓말이라는 것을 안 순간, ‘꽃의 잘못이 아니라 제대로 돌보지 못한 잘못’이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 갑수는 드디어 화를 내고야 만다.
세상에는 네 종류의 사람이 있다. 의도적으로 다른 사람을 속이는 사람과 그 의도를 모르고 속는 사람, 속이는 줄 알고 속지 않는 사람과 속이는 줄 알면서도 속는 사람. 세상에는 바보 갑수만 살고 있지 않다는 정도는 너무 당연한 일이다. 바보 갑수인 듯 살고 있는 천재 갑수가 있다. 최근 정치인들의 문제가 너무 크게 들려온다. 한 곳에서 터지니 그와 연관된 수많은 일이 꼬리를 문다. 마치 나비효과를 보는 듯 하다.
꼭 정치 쪽이 아니더라도 사회적 지도자나 교육자, 경찰 등 제아무리 똑똑하고 현명해도 그들을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존재할 수 있다. 다만 각인해야 할 사실은 갑수처럼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모르는 척 속아주는 천재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이다. 그 천재들을 화나게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 아닐까.
<거울나라의 앨리스>, <보물섬> 등 편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