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인(히브리인)들이 가나안으로 알려졌던 팔레스타인을 완전히 점령한 때는 BC 13세기 말경으로 추측된다. 이스라엘은 BC 10세기 중반 솔로몬 시대에 최고의 번영을 이룩했으며, 최초의 예루살렘 성전을 건축했다. 그러나 솔로몬이 죽자 왕국은 이스라엘로 알려진 북왕국과 유다로 알려진 남왕국으로 분열됐다.
이스라엘 왕국은 BC 722년에 아시리아인들의 침략으로 멸망했으나, 유다 왕국은 BC 625년까지 아시리아의 속국으로 남아 있었다. BC 141년 하스몬 왕조 때 독립한 이스라엘은 BC 65년 왕족의 내분으로 로마에 점령당했다. 예루살렘에서 복음을 전하던 그리스도는 AD 30년경 재판을 받고 십자가에 못박혀 죽었다. 135년 마지막 반란 이후 이스라엘은 더이상 하나의 국가로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19세기 후반 팔레스탄인에 유대국가를 세우려는 ‘시온주의’가 시작되어, 1882년 최초로 시온주의자들의 정착촌이 세워졌으며, 1917년 영국은 밸푸어 선언을 통해 유대인 국가건설을 지지했다. 영국은 1918년 팔레스타인을 점령하고, 1922년 국제연맹으로부터 위임통치를 승인받았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이 시온주의 국가를 배후에서 지원하는 가운데 1947년 유엔은 팔레스타인 분할을 결의했다. 1948년 5월14일 이스라엘 건국이 선포되었고, 이스라엘과 이집트·트란스요르단(뒤의 요르단)·시리아·레바논·이라크 사이에 전쟁이 일어났다. 이스라엘이 1967년, 1973년 전쟁에서 승리한 뒤 1982년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에 속한 게릴라군을 몰아내기 위해 레바논을 침공했다.
‘중동의 미국’ 이스라엘이 미국의 후원과 묵인 아래 지난달부터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을 침공하면서 두 나라의 선량한 민간인과 아이들까지 무참하게 살육당하고 있다. 수십세기 동안 외세의 침략에 고통받던 이스라엘인들이 벌이는 지금의 살육전은 마치 자기 민족의 수탈사를 보복하기 위한 ‘역사 앙갚음’으로 보인다.
미국은 1982년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스라엘에 불리한 결의안 채택을 막으려고 32회나 거부권을 행사했다. 다른 안보리 국가들이 행사한 전체 거부권 수보다 많다. 미국은 자국내 최대 유대인 로비단체인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 등의 로비압력을 받으며 대외원조금 20%를, 돈으로 환산하면 1천400억 달러를 해마다 이스라엘에 쏟아붓는다. 미국과 ‘중동의 미국’이 세계와 역사를 상대로 살육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