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예견된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의정부뉴타운 갈등이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의정부뉴타운(가능·금의지구) 반대주민들의 움직임이 점점 거세지더니, 이제는 찬성주민들이 나서 의정부시를 압박하고 있다. 양측 모두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집회를 열고 있어 의정부시로서는 말 그대로 사면초가에 놓인 셈이다.
이같은 여론의 분열상은 의정부시가 첫 단추를 제대로 끼우지 못한 탓이 크다. 반대주민들에 따르면, 시는 재정비촉진계획안을 수립하면서 거주민 전수조사가 아닌 일부조사로 주민설문을 취합했으며, 이마저도 표본오차범위가 명확하지 않고 수치도 조작하는 등 법이 정한 지침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의정부시는 뉴타운 추진을 위해 불법까지 저지르는 등 화를 자초했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이러한 까닭에 반대주민들은 ‘엉터리 여론수렴을 한 의정부시’를 처음부터 신뢰하지 못하겠다고 한다.
설상가상으로 뉴타운 추진을 시작한 한나라당 김문원 시장 후임인 민주당 안병용 시장도 반대의견을 진솔하게 경청하지 않고 있다며 주민들의 원성이 커진 상황이다. 다행인 것은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3월3일 반대주민들과의 면담에서 “소수의 의견이라도 존중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민들이 의정부뉴타운을 반대하면 굳이 진행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등 주민들의 어려운 형편을 감쌌다는 점이다. 그는 “평택시 안정지구처럼 주민 찬반의견을 존중하자”는 해법까지 제시해 반대주민들의 환영을 받았다.
안병용 시장은 지난 1월10일 경기도에 금의·가능지구 뉴타운 결정고시를 신청하려 했다가 반대주민들이 거세게 항의하자 이를 보류한 뒤, 뉴타운 검토위원회 구성 및 주민의견 수렴 가능여부에 대해 실무협의를 하다가 남몰래 결정고시를 신청한 사실이 드러나 신뢰에 상처를 입는 등 체면을 구겼다.
이 때 찬반주민들이 포함된 검토위원회를 구성하고, 주민의견을 객관적으로 수렴했다면 일시적 혼란은 불가피했겠지만 지금과 같은 극심한 여론분열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찬성주민들은 뉴타운이 취소되면 토지 등 소유자들이 입는 정신적·금전적 피해 및 도시슬럼화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며 “뉴타운을 반대하는 정치인은 낙선운동을 벌이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의정부시는 피해 최소화와 찬반주민들의 상생발전을 목적으로 한 철저한 원칙을 세워 뉴타운 문제에 대처해야 한다. 이 상태로라면 의정부뉴타운은 해도 문제, 안해도 문제가 될 수밖에 없어 안병용 시장 임기 내내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해결 기회를 놓친 실수를 만회하는 길은 재빠른 대책마련이다. 찬반주민, 전문가 등이 포함된 중립적인 뉴타운 타당성 검토기구 설치는 물론 객관적인 주민의견수렴이 필요하다. 이와 동시에 뉴타운이 추진될 경우와 그렇지 않을 경우에 걸맞는 정교한 도시발전 시나리오를 짜야 한다. 억울한 피해를 보는 주민들이 한명도 나와서는 안된다는 점은 물론이다. 안병용 시장이 중대한 정치적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