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조남혁/의정부YMCA 인권위원장 |
의정부역에서 미군부대가 사라진다! 의정부를 군 입대와 친구 면회로 기억하는 세대의 사람들에게 놀라운 일이 될 것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의 결실로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는 이 땅에 다시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한다.
지난 3년간 우리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동안 또 다른 문화가 의정부에서 싹트고 있다. 의정부시청 앞 광장에서 외국인노동자들의 모임이 주체가 되어 국가별 전통축제와 아시안페스티벌을 연간 5회 이상 진행하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각 축제마다 국가별로 500~1,000여명씩의 사람들이 모여 자국의 노래와 춤과 음식을 나누며 타향살이의 외로움을 달래고 반가운 얼굴들을 만난다. 시민들에게는 다른 문화체험의 장을 제공함은 물론이다.
바로 이것이다. 이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아시안 식당과 문화카페와 야외 공연장을 만들자! 시민공원으로 우리에게 돌아올 미군기지에 또 다른 문화를 담는 것이다.
경기북부지역 결혼이민자 숫자는 7,000여명, 외국인노동자는 12,000여명이다. 의정부에 살고 있는 이민자 숫자는 2011년 3월 현재 1,000여명이고 노동자수는 615명 가량 된다. 보는 측면에 따라 많게도 적게도 보일 수 있는 숫자이지만 명확한 것은 이 사람들이 이미 우리와 함께 살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이란 사실이다. 그리고 이민자 대부분은 정서적 이질감과 경제적 빈곤으로 힘들어하는 상황이며 이는 자녀들에게 그대로 대물림되고 있다.
공원에 이주민들의 공간을 만들어 경기북부지역 아시안 문화의 메카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행정기관이 의도적으로 만든 다문화센터라는 교실이 아니라 결혼이민자 선배가 운영하는 음식가게에서 선배의 조언을 들으며 한국생활에 적응하는 이민자 새내기가 더욱 자연스러울 것이며,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은 모르고 지냈던 엄마, 아빠나라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익히고 자랑하며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것이다. 언제든지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개방된 국가별 문화카페는 이주노동자들마저 서울로 놀이거리를 찾아 떠나게 하거나 휴일을 도박장 등 음지에서 보내게 하는 일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시민들은 어설프게 한국적일 것을 강요받지 않는 원래 모습 그대로의 다문화를 경험하면서 새 이웃을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게 된다. 물론 경기북부지역 이주민들에게 거점시장으로써의 기능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이민자들의 한국 정착은 다문화센터 몇 곳을 만들어 한국음식 강좌를 연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우리와 오래 함께 할 딸이요 며느리요 엄마이며 이웃 아저씨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먼저 그들의 외로움을 위로하고 그들의 문화를 받아들이며 시간을 주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니 우리가 기다리는 시민공원에 이민자들이 직접 꾸미는 자리를 내어주자는 것이다. 우리 시민공원에 아오자이(베트남 전통옷)와 똠낭쿵(태국 대표음식)과 릭샤(방글라데시 자전거)가 비보이들과 함께 어울리게 하는 것이다.
의정부는 경기북부지역의 생활중심지이다. 전철 연장으로 그 기능이 조금 약화되었다 할지라도 쇼핑과 볼거리, 관공서는 아직도 의정부의 기능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면 지금으로 만족하여야 할까? 의정부는 시장 기능 외에 문화의 중심지로 지역에 자리매김하고자 오랜 시간 애써왔다.(통일예술제, 회룡문화제, 음악극축제 등) 이는 척박한 지역 이미지를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시장의 개척이라는 의미에서 의정부의 정책과제임에 틀림없다.
의정부YMCA 인권위원회는 2011년 의정부시 화두로 중요한 과제를 던져본다. 의정부시를 아시안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자. 미군기지는 약소국인 대한민국, 지원을 받는 대한민국이었던 흔적이다. 그 흔적이 남아 있는, 그들이 물러간 그 자리에 이제는 우리가 도움을 주어야 하는 나라의 화합의 공간으로 만들자. 의정부시는 경기북부의 중심지로서 다국적 문화의 중심지로 그 역할을 담당해야 할 몫이 있다.
퇴폐와 폭력으로 형상화된 미군문화의 자리에서 우리 아이들이 새로운 이웃들과 밝은 햇살 속에 함께 음식을 나누고 춤을 추는 아름다운 모습은 YMCA가 지향하는 지구평화운동의 모습! 지구촌 공동체의 모습일 것이다. 의정부시는 더이상 미군부대가 많은 도시가 아니라 다국적 문화의 화합도시로 거듭나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