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278호 느티나무가 넓은 봉암저수지 위에서 고개를 숙이고 내려다보고 있는 양주시 남면 황방1리. 이장이자 영농회장인 김상옥(50)씨는 논을 둘러보는 데 열중이다.
“물을 빼면 쥐들이 들어와 우렁이를 다 깨먹어요. 남은 게 없네.”
논농사 유기농법 대명사중의 하나로 오리농법과 더불어 유명한 우렁이농법. 잡초를 먹어치우는 데는 오리만큼 우렁이도 한몫 한다.
황방1리에 논이 많은 편이 아니라지만 그 많지 않은 논 90% 이상이 유기농법이란다. 김 회장의 논 4천여평도 1천여평은 오리농법, 3천여평은 우렁이농법으로 벼를 키운다.
“초록지기 테마마을 사업을 작년에 시작하고 나서 테마마을에 어울리게 지역 논농사도 모두 유기농법으로 바꿨지요. 농업기술센터와 농협에서 자금지원과 기술자문을 받고 있어요.”
농협에서 영농회를 만들고 교육을 해준 것이 조직을 활성화시켜 활동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김 회장은 권용진 남면 총영농회장의 말처럼 남면 영농회의 협동력을 자랑한다.
“농사일이 바빠도 한달에 한번 꼭 모여 기술자문을 구하고 정보를 나눕니다.”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지으면 수확이 줄어들지 않을까 묻자 김상옥 회장의 대답은 “천만에”다.
“작년에 오리와 우렁이를 도입한 이후 일반 생산보다 5%정도 줄었을 뿐입니다. 우리는 서울 개인소비자와 직거래하고 있습니다. 단골에 판매할 수량이 모자랄 정도에요.”
또한 황방1리는 초록지기 테마마을에도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다. 봉암낚시터 바로 앞에 사는 그는 마을이 관광지로 발전하는 모습이 반갑지만 나름대로 걱정이 있다. 낚시터 옆에는 담배꽁초와 비닐쓰레기가 쓰레기장을 연상시킬 정도로 수북하다.
“치우는 사람이 있지만 한계가 있어요. 심지어는 도시사람들이 집 쓰레기까지 가지고 와서 버리고 갑니다. 예전보다는 나아진 편이라지만 시민의식이 문제에요.”
힘들어 좀처럼 맡지 않으려는 이장 겸 영농회장. 임기는 2년이지만 김 회장이 영농회장을 맡은 지는 어언 10년이다. 앞으로 테마마을과 유기농법을 번창시켜 마을 사람들을 풍요롭게 살게 하는 것이 꿈이라는 김상옥 회장이다.
“올해 일기가 좋아 양주 농민들 풍년 맞아 환히 웃기를 바래요. 농사꾼이 그 이상 바랄 것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