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용 시장 체제의 의정부시가 최근 정교하지 못한 행정을 남발해 보는 이들에게 상당한 걱정을 끼치고 있다. 구멍 뚫린 행정, 누수행정이라 불러도 좋은 만한 일들이 너무 잦다.
지난 6월에는 입법예고와 조례규칙심의회를 거치지 않고 ‘행정기구 및 정원 조례 개정안’ 등을 의회에 먼저 상정하여 심각한 탈법행정 논란을 일으켰다. 의정부시가 앞날을 예측하지 못하고 임시회를 보류시켰다가 부랴부랴 조례를 통과시키기 위해 탈법으로 임시회 소집을 요구하는 등 엉터리 행정을 일삼은 것이다.
또 농협중앙회가 의정부시금고 공개입찰을 앞두고 20억원을 들여 시청 구내식당을 신축한 뒤 기부채납하겠다는 제안을 아무 생각없이 받아들였다. 그러나 7월7일 의회 상임위에서 이 안건이 부결되자 의원들을 상대로 전방위 접촉을 시도하고, 뇌물 논란이 일고 있는데도 입맛에 맞게 본회의에서 통과되도록 하는 무리수를 던졌다.
안병용 시장은 그 스스로 ‘행정학 박사’임을 자임해왔다. 그러나 그가 쌓은 행정학은 대학이라는 온실에서 핀 장미일뿐, 정치와 술수가 뒤범벅된 현실에서는 무용지물이 되고 있어 너무 아쉽다.
안 시장은 취임 이후 민주당 문희상 국회의원 측근들과 본인 지인들을 산하단체와 시청 곳곳에 취업시키는 등 학자로서의 정도를 한참이나 벗어났다. 오죽했으면 의회가 감사원 등에 특혜인사를 문제 삼아 감사청구를 했겠는가. 게다가 그런 인사가 최근 또다른 압력을 행사하여 자질이 부족한 본인의 지인을 의정부시립합창단에 특례 위촉시키게 했다는 등의 구설이 끊이지 않는다.
사정이 이런데도 안 시장은 취임 이후 1년간 활동한 사진과 연설문, 주요일정, 추진성과 등을 묶어 ‘섬김록’이라는 책을 발간했다가 선관위로부터 선거법 위반으로 경고를 받았다. 지난 2월 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업무보고회 때 “문희상 의원이 특별교부세 5억원을 확보했다”고 업적을 홍보하다가 공명선거 협조요청을 받는 등 법을 전혀 모르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예산 121억원을 들여 지난 7월1일부터 가동하고 있는 음식물류 폐기물 자원화시설이 본연의 목적인 퇴비를 생산하지 못하고 민간업체처럼 중간처리시설로 전락되는 등 누수행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의정부시는 뉴타운이나 경전철, 이마트 등 주요 이슈마다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하고 오히려 문제를 키운다.
이처럼 구멍 숭숭 뚫린 행정이 지속될까 무척이나 걱정스럽다. 안 시장 체제의 의정부시가 좀더 치밀하고 서민적인 행정으로 거듭나야 ‘가치가 높아지는 희망도시’가 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