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성수 국회의원(양주·동두천)이 폭우가 내리기 시작한 7월26일 중국에 갔다가 7월30일이 되어서야 귀국한 사건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지역에서는 시민들이 죽어나가고 1천억원에 가까운 재산피해가 발생된 수해를 복구하기 위해 민관군이 총력을 기울이던 때에 사회지도자가 사라졌으니 하늘대신 비난을 사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정작 김성수 의원은 보좌관과 비서관들에게는 일정을 알려주지도 않은 채 개인적으로 중국 하얼빈과 만주리에 다녀온 것도 모자라 현지에서는 한국에서의 사기 혐의로 기소가 중지된 지인과 동행했다. 게다가 한국인 마약 전과자까지 함께 만났다.
이와 관련하여 김 의원은 “P씨(기소중지자)가 자기 사업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휴가철에 겸사겸사 와달라고 해서 갔고, P씨는 하얼빈과 만주리 당국자들을 소개해줬다”며 “P씨가 기소중지자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실패하면 사기꾼, 성공하면 벤처기업가가 되는 것 아니냐. 사기꾼이 큰 일을 내는 것”이라며 “Y씨가 마약 전과자인줄은 알았지만 하얼빈에 갔더니 P씨와 함께 있었는데 어떻게 안 만날 수 있냐”는 주장도 했다.
김 의원이 일기예보에 둔감하고, 하늘의 변덕에 대처할 수 없는 형편이었을 것이라고 양보하더라도 이같은 사실은 기절초풍할 일이 아닐 수 없다.
한 나라의 국회의원이 사기 혐의로 경찰의 수배를 받고 있는 사람의 초대를 받아 외국 당국자들을 만날 수 있는지부터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사건이기 때문이다. 한술 더떠 마약 전과자까지 중국에서 만났다니 더는 할 말을 잃게 된다.
본인이야 ‘몰랐고,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남들은 쉽게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다. 어떻게 국내 수배자가 중국에서 30만평 규모의 하얼빈 코리아타운과 만주리 보세구역 한국상품전시관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지도 궁금한 일이다.
사실상 그를 돕기 위해 중국에 간 김 의원은 이번 사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수해로 피눈물 흘리는 시민들에게 무릎 꿇고 사죄하는 길임을 가슴으로 깨달아야 한다. 더 이상 불행한 사태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 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