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가 막가고 있으나 제동을 걸어야 할 의정부시의회는 뒷짐을 지고 있다. 시민들을 대표하여 집행부를 감시·견제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할 의회가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한심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의정부시는 지난 7월1일 자일동에 국민 혈세 121억원을 쏟아부은 음식물류 폐기물 자원화시설을 준공하고 정식 가동에 들어갔다. 그러나 시운전 기간 포함 다섯달이 되도록 이 시설을 안정화시키지 못하고 불투명하게 운영하면서 편법이 판치게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시설의 목적은 음식물쓰레기를 퇴비로 만들어 재활용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퇴비가 얼만큼 생산됐고, 어떻게 처리됐는지를 명쾌하게 공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과정에서 거짓말이 난무한다.
그동안 이 시설은 음식물쓰레기를 정상 처리하지 못하고 수분만 짜내 민간업체에 반출하는가 하면 메탄가스도 자원화하지 않고 그냥 불태우고 있다. 음식물쓰레기 침출수를 처리하기 위해 하루에 지하수 80톤 이상을 섞어 장암동 하수종말처리장으로 보내기도 한다. 자원화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쓰레기 발생량 착오 및 잦은 기계 고장 등으로 음식물쓰레기 수거업체 직원들의 불만도 팽배해지고 있다. 의정부시의 위탁을 받은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이 발주와 감독을 하고,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효성에바라엔지니어링과 벽산엔지니어링, 코오롱환경서비스가 설계와 시공을 맡은 시설이 이 수준이라니 놀라울 지경이다.
지금이라도 자원화 목적에 맞게 혈세 121억원이 투입된 공공시설을 대수술해야 한다. 그러나 의정부시는 이처럼 ‘막가는’ 공공시설에 대한 문제점들을 숨기는데 급급하다. 그렇다면 의회가 조사특위를 꾸려서라도 문제점을 도려내야 할텐데 움직일 기색이 없다.
지난 2003년 제4대 의회는 부실공사를 한 쓰레기소각장 조사특위를 구성하여 무려 115일 동안 문제의 근원을 치유하고 대기업들로부터 하자보수 및 비용을 받아내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전문성과 열정이 떨어지는 제6대 의회라는 오명을 들어서야 되겠는가.
게다가 최근 안병용 시장과 이종화 부의장이 인사문제로 언성을 높이며 반말과 욕설을 주고 받았다는데, 의회 차원에서는 이를 개인적 일이라며 쉬쉬하고 있다. 어떻게 이런 사상 초유의 중대한 일을 개인사건 수준으로 덮으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의회가 의욕을 상실하고 판단력마저 흐릿하다면 이는 의정부시민들의 불행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이라도 막가는 의정부시를 견제하지 않는다면 의회는 말 그대로 ‘식물의회’라는 손가락질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