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제303회)가 지난 9월1일 100일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국회는 이 기간 동안 각종 법안 처리는 물론 국정감사를 실시한다. 국회의원 4년 임기 중 마지막 해의 정기국회는 그 다음해에 열리는 총선에 대비하여 의원들이 자신의 존재감을 유권자들에게 보여줄 ‘마지막 기회’가 된다.
이 때문에 의원들은 국정감사에서 이른바 ‘한방’을 날리고, 시민단체가 선정하는 ‘국감스타’가 되기 위해 신경이 날카롭다. 특히 국회의원의 기본 임무인 법안 제·개정 또한 의정활동 평가의 중요한 기준이 되는만큼 법안을 발의할 ‘마지막 기회’가 이번 정기국회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우리지역 국회의원들의 입법활동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매우 실망스럽다. 입법활동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해줘야 하는데 전혀 그러하지 못하고, 다른 곳에서 큰 소리를 내고 있는 격이다.
민주당 문희상 국회의원의 경우 겨우 6건의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특별법 일부개정안이 대안폐기됐을 뿐, 1건은 폐기되고 나머지는 현재까지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민주당 강성종 국회의원(의정부을)은 더 형편없다. 지난 2008년 8월27일 단 2건(국민체육진흥법 일부개정안,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는데 역시 현재까지 계류 중이다.
이에 비하면 한나라당 김성수 국회의원(양주·동두천)은 그나마 성적이 나은 편이다. 비록 정부 요청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난 6월23일 해외농업개발협력법을 제정(수정가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 정기국회 기간인 9월14일까지 총 32건을 발의했다가 1건(해외자원개발사업법 일부개정안)은 스스로 철회했다.
나머지 31건 중 1건(해외농업개발협력법)은 제정, 또다른 1건은 수정가결(축산법 일부개정안),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안 등 8건은 대안폐기됐다. 그리고 21건이 계류 중이다. 법안 처리율은 32.2%다.
그러나 김성수 의원은 최근 일부개정안을 쪼개기 상정하여 발의 건수를 채우려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얼마 전(8월17일, 8월18일, 9월14일) 동두천특별법과 내용이 엇비슷한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특별법 일부개정안을 연거푸 발의했는데, 이 3건은 각각 1~2개의 법 조항만 고치는 것으로 드러나 노골적인 ‘건수 채우기식 쪼개기 발의’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9월14일에는 농어촌정비법 등 일부개정안을 무려 5건이나 발의했다. 이들 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정상적으로 처리되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점에서 역시 건수를 늘리려는 속셈이 숨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무려 207명이나 되는 국회의원들의 서명을 받아 2008년 12월4일 대표 발의한 주한미군 공여구역 반환에 따른 동두천시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은 역사상 유례가 없는 최다 발의자라는 기록에도 불구하고 3년이 다 되어가도록 국회에서 낮잠만 자고 있는데, 김 의원은 기존 주한미군특별법을 고치겠다고 나섰으니 참으로 해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지역 국회의원들이 4년 동안 열심히 의정활동을 했다고 홍보는 하겠지만 지금처럼 객관화된 입법성적표를 들고 지역 유권자들을 만난다는 것은 좀 겸연쩍을 것 같다.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진정성 있고 적극적인 활동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