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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안/시민운동가 |
추석 전 ‘안철수 신드롬’으로 무미건조한 우리 일상에 모처럼 대화의 활력이 넘쳤다. 기존 정치에 대한 염증으로 진절머리가 난 평범한 시민들에게는 애타게 기다린 참신한 새 인물에 대한 갈망이 잘 맞아 떨어진 한편의 드라마 같았다. 그런 가운데 평범한 시민들은 새로운 희망을 발견했다는 마음이 든다. 이는 정치발전을 위하여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 여겨진다.
세상을 살다보면 당혹스러운 때가 있다. 필자는 지금까지 정치하고는 일정 거리를 유지하고 살았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무슨 바람에 쏠렸는지 지난해 양주에서 무소속으로 시의원 시민대표로 한달간 열심히 뛰었으나 낙선하고,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몸살을 앓으며 대법원까지 갔으나 도락산살리기 현수막과 유인물 배포, 7호선 유치 현수막 등이 사전선거운동이 된다고 그만 최종 벌금형을 받고 향후 5년간 선거출마가 금지되었다.
사실상 필자의 생리적인 나이(67세)로 볼 때 다시는 출마는 없다고 보는 것이 옳다. 물론 시민활동 일환으로 양주신도시카페를 운영·관리하고, 양주발전을 위하여 노력하고 뛰는 것은 퍽 자연스러운 일이 될 수밖에 없다.
나의 정치성향은 여도 아니고 야도 아니며, 그저 60평생을 넘게 살아오며 터득한 생활의 지혜로 진보와 보수와도 상관없이 살아갈 뿐이다. 그런데도 필자를 바라보는 눈은 매우 따갑다. 이런 정황을 잘 모르는 이들은 저 사람이 또 시민활동을 핑계로 이를 교묘히 이용하여 다시 출마할 것 아닌가? 무슨 저의나 의도를 가지고 글을 쓰고 발표하지 않는가? 선거가 끝나고 1년이 훨씬 지났건만 늘 그런 의심을 받으며 살고 있다.
가까운 지인이 “희망봉님은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여 성향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혼자 곰곰이 생각하여도 시원하게 정리되지 않는다. 필자는 그저 나름 건전한 상식에 입각하여 판단하고 표현할 뿐이라고 생각하는데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보니 답답하다. 평생을 한번도 정치집단이나 정당에 가입한 사실조차 없는데 사람들은 꼭 꼬리표를 달고 싶어한다. 참으로 알 수 없다.
사실 필자는 남들이 당연히 알 것으로 생각하는 신자유주의의 정확한 개념도, 진보와 보수의 영역도 잘 모른다. 그리고 내가 서민인지 중산층인지도 헷갈리는 사람이다. 더구나 좌파니 우파라는 말도 생소하다. 하물며 좌빨, 좌클릭이라는 말 자체도 생경하고 당황스러운 단어들이다. 그런데 일반인들이 이런 말을 쉽게 쓰며 딱지를 붙여 분류하려고 하는데 참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런 개념을 정확히 알고 행동하는 대한민국 국민이 얼마나 될 것인지 나는 도저히 짐작이 가지 않는다.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그저 필자는 양주 땅에 이사 와서 내 집 앞에서 벌어지는 신도시에 지하철이 없는 멍텅구리 신도시 즉 국가가 결과적으로 난개발을 조장하는 것을, 나의 평생 국토개발 경험에서 분개하고 일어났을 뿐이고, 이곳 경기중북부에 살다보니 차별이 너무 심하다는 생각에서 행동하고 글을 쓸 뿐이다. 누군가 이를 아는 자는 당연히 해야한다는 평범한 시민의 의무감으로 글을 쓰고 불평등의 시정을 외치고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할 뿐이다. 그것도 지극히 내가 아는 좁은 범위에서 말이다. 이런 필자를 어느 카테고리에 넣어 딱지를 붙이려는 것은 절대 반대한다. 그저 평범한 시민으로 살아가고 싶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