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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혈통의 차별적 메커니즘을 탈피하라
  2006-03-31 17:17:00 입력

이주노동자·베트남 처녀에 대한 차별적 시선을 경계하며

나이지리아에서 온 노동자 바톨로매는 태어나서 처음 겪는 영하의 추위와 낯선 언어, 문화, 음식에 적응하면서 미래를 개척해갔다. 가족과 떨어져 보낸 한국에서의 장기체류를 통해 습득한 정보화 사회의 비전을 나이지리아에서 컴퓨터 학원을 여는 것으로 구체화시킨 그는 한국사회에서 "불법 체류자, 불쌍한 외국인 노동자, 마약 사범, 한국사회에 해를 끼치는 질 나쁜 오염의 근원, AIDS 보균자"인 나이지리아인일 뿐이었다.(한건수, <'타자만들기': 한국 사회와 이주노동자의 재현>, <비교문화연구>, 제9집 2호, 2003, 서울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차별은, 그 차별로 인해 이익을 보는 집단이 있다는 것을 늘 전제한다. 어떤 특정 집단이 나에 비해, 또는 '보통 우리'에 비해 열등하다는 낙인을 찍으면서 배제시키는 과정이 바로 차별인 것이다. 인종(ethenic)과 민족 정체성(national identity)이 전통적으로 일치해 왔고, 이를 민족주의 이데올로기의 기반으로 삼아 온 우리나라의 경우, 스포츠 경기 때마다 들려오는 "대~한민국"의 외침처럼 자국민간의 역사·문화적 동질성이 굉장히 큰 대신, 타인종이나 외국인에 대한 그것은 외국인혐오증(xenophobia)으로 발현될 조짐으로 귀결하고 있다. 그것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이 이주노동자 문제와 베트남 처녀(국제결혼) 문제이다.

이주노동자 문제는 단순히 특정 산업 노동력의 필요에 따른, 경제적 동기에서 출발한 일련의 행위였고, 베트남 처녀 수입 또한 농촌 처녀가 부족한 상황에서 시작된 문제였지만, 그것이 현실적으로 빚어내는 작용은 민족적·인종적인 성격의 갈등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어려운 문제이다.

차별이 존재하는 메커니즘을 살펴보면, 우리는 그 차별로 인해 이득을 보는 것이 단지 지배자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차별은 오히려 그 피해자들인 피차별자 자신들이 그 사회의 차별 가치를 내면화하여 행사할 때 강력한 힘을 발휘하여 그 구조를 온존시킨다. 차별이 갖고 있는 문제의 심각성은 외재적 차별이 존재할 때 뿐 아니라, 그 차별이 피차별자를 포함한 사회 구성원의 가치판단에 내재화되는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즉, 한편으로는 자신의 피차별적 위치에서 야기되는 상실을 맛보며, 다른 한편으로는 스스로 내면화한 지배적 차별 가치를 다른 피차별자에게 행사함으로써 차별의 구조를 재생산하는 것이다. 마치 한국인 노동자들이 이주노동자들을 차별하듯이 말이다.

베트남 처녀의 문제로 대표되는 국제결혼 문제 또한 향후 10년 안에 한국사회의 새로운 균열로 등장할 문제이다. 하워드 존스, 인순이 등 혼혈인에 대한 한국사회의 심각한 차별을 우리는 이미 목도해온 바 있다.

단군왕검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반만년 유구한 단일 혈통의 (진실 아닌) 신화는 우리사회의 경계 안에서 수없이 많은 희생자들을 속출시켰다. 타자로 만들어 차별하는 메커니즘, 일부를 왕따로 만들어 차별하고 괴롭히면서 집단을 형성하고 확인하는 메커니즘, 텔레비전 쇼 프로그램에서 일부 출연자를 바보 혹은 왕따로 묘사하며 가학·피학의 구도 안에서 웃게 만드는 메커니즘-이 상황이 계속된다면 다음으론 ‘반만년 단일 혈통’에서 벗어난 1/10의 아이들이(현재 우리나라 전체 혼인중 10%가 국제결혼이다) 그 메커니즘에 속할 차례인 것이다.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은 '타자'를 필요로 하는 한국사회의 욕구에 따라 이루어졌다. 전쟁, 빈곤을 극복하면서 성장해 온 한국인들이 자신의 과거를 회상시켜주며 현재의 성취감을 충족시켜주는 타자였으며, 빈곤 문제의 해결, 노동 통제의 정당성을 확인시켜주어야 할 타자였다. 가난을 극복하면서 자신들이 거쳐 온 과거를 동일하게 이주노동자가 거쳐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낮은 처우를 강조하면서도 자신들이 그들에게 '잘 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베트남 처녀도 마찬가지다. 최근 한국으로 시집오는 베트남 여성중 일부가 에이즈에 감염되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나는 한국에 와서 이미 가정을 꾸린 이들이 또 얼마나 많은 고초를 겪게 될 지 겁이 났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이곳에서, 그리고 반만년 단일 혈통을 자랑하는 '덜 국제화된' 사람들 사이에서, 하나의 국민이자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정당한 대접이 아니라, 돈 몇 푼에 팔려온 잠정적 에이즈 보균자 혹은 질병 감염자의 취급을 받으며 그들이 얼마나 많은 아픔을 겪게 될지 가해자와 '같은 혈통'의 한 사람으로 너무 미안하고 안타까울 뿐이다.

이주노동자, 베트남 처녀는 이미 한국사회에서 중요한 생산직 근로자로, 가족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자리 잡았다. 한강의 기적을 비롯하여 다양한 강점을 가진 우리의 단일 민족성을 다 내려놓자고는 하지 않겠다. 하지만 이 단일 민족의 경계(boundary)를 넓혀 좀 더 세련되고 국제화된 우리 민족, 차별이 아닌 이해와 포용을 할 수 있는 단일 민족이 되길 기대해 본다. 

전문칼럼니스트/유뉴스(www.unews.co.kr)와 기사제휴

2006-03-31 17:17:00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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