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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민/외과전문의 |
복점, 애교점, 흉점, 우스운 점…. 사람이라면 누구나 점을 달고 다닌다. 그만큼 점은 흔하고 친숙하다. 이처럼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여겨지는 점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그 점의 개수나 위치에 따라서 사람의 인상을 확 바꿔놓을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인가. 웬만한 개인병원치고 점을 안 빼는 곳이 드물다. 물론 점을 빼는 작업이 원래부터 쉬운 시술은 아니었다. 현재의 첨단기기가 상용화되기 전까지만 해도 일일이 피를 흘려가면서 칼로 제거해야 하는 통에 점 제거는 그야말로 큰 맘 먹고 해야 하는 시술인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20세기 후반에 레이저라는 기막힌 기계가 발명되면서부터 점 빼는 일은 의사나 환자 모두에게 어렵지 않은 시술이 되고야 말았다. 어찌 보면 최근 의학의 발전은 의학 자체적인 측면보다는 공학 등 다른 분야의 발전의 덕을 더 많이 보는 듯함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필자도 다른 부위의 수술을 진행하면서 우연히 피부의 점을 발견하게 되면 기왕에 마취가 된 김에 서비스 차원으로 제거해드리고 싶은 충동을 가질 때가 있다. 하지만 대개는 이내 그 생각을 접어버린다. “복점이면 어쩌려고….”
대부분의 점은 국소적으로 멜라닌 색소가 과다 침착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점은 태어날 때부터 존재하는 것도 있지만 많은 경우 생을 살아가면서 후천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후천적으로 발생되는 점의 대부분 원인은 햇볕 자외선 등에 의한 색소 과다 침착에 의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므로 현대의학은 점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외선을 피하라고 조언한다.
사실 대부분의 점은 그저 보기 싫은 차원의 단순한 점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드물게 일부의 점들은 악성암으로 발전될 수도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평범한 점들은 단순히 미용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면 그만이지만 일부 점의 경우 악성 피부암과 관계가 있는 치명적인 점일 수도 있으므로 병원에서의 진료를 요하기도 한다.
점은 유심히 관찰하지 않으면 모두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관찰하면 일반적인 점과는 다른 모양을 가지고 있는 것들이 있다. 일반적으로 심상치 않은 점들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모양을 가진다.
·경계가 매끈하지 않고 명확하지 않으며 불규칙한 점
·일정하게 한 가지 색깔을 띠지 않고 여러 가지 색이 혼재되어 있는 점
·손으로 만졌을 때 표면이 일반 피부와 같이 매끈하지 않고 울퉁불퉁하고 융기된 점
·점이 난 부위가 가렵거나 피가 나는 경우
·점 부위에 궤양이 발생된 경우
다소 예외적인 경우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위와 같은 경우 피부암 발생위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소견이 관찰된다면 피부과 진료 후 필요시 조직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하지만 위와 같은 경우라도 조직검사 결과는 정상인 경우가 좀 더 많으며, 전술한 바와 같이 대부분의 점은 전혀 위험하지 않은 것이니 무턱대고 섣부른 걱정을 하지는 않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