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프랑스, 캐나다는 전몰장병을 기리는 한국의 현충일과 같은 ‘리멤버런스데이(Remembrance day)행사를 매년 11월11일에 개최한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1918년 11월 11일 11시를 기념하여 양귀비꽃을 가슴에 달기 때문에 “포피데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 행사는 특히, 1차대전 당시 격전지를 찾은 존 매크레이 대령이 전쟁터에 피어난 양귀비꽃을 보고 ‘플란더전장(In Flanders Fields)에서'라는 시를 쓴 후 캐나다와 프랑스, 영국 등에서 양귀비를 전몰용사의 상징으로 삼았다는 일화로 더욱 유명해 진 행사이다.
영국에서는 11일과 가장 가까운 일요일에 여왕 등이 참석하는 예배가 진행되고 전역에서 가슴에 양귀비꽃을 달아주는 행사가 펼쳐지곤 한다. 그래서 뉴스캐스터도, 신인가수를 뽑는 리얼리티 쇼 출연자들까지도 가슴에 양귀비꽃을 달고 있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고 하는데, 그 의미를 묻는 외국인들에게 영국인들은 “전쟁유공자와 가족들을 돕는 우리의 전통”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한다고 한다.
포피데이 행사에 참석한 한 참전퇴역 군인은 영국 BBC TV행사중계에서 “영국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등으로 이루어진 연합국가이지만 다함께 국가유공자들을 기리는 전통이 현재와 과거의 영국을 하나의 정신적 구심점으로 이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계절적으로 비슷한 시기에 우리에게는 11월 17일 순국선열의 날이 있다. 올해는 국권회복을 위해 헌신하신 순국선열들의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을 후세에 길이 전하고 선열의 얼과 위훈을 기리기 위하여 1939년 11월21일 한국독립운동의 구심체였던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망국일인 11월17일을 순국선열공동기념일로 제정한지 72주년이 된다. 우리들도 이러한 순국선열의 날을 계기로 언제 어디서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국가유공자 분들의 공헌과 희생을 기억하는 일이 낯설지 않은 자연스런 모습이 될 수 있는 대한민국을 기대하며, 한 번 더 “포피데이”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