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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인균과 김시갑 |
피선거권이 있는 국민은 누구나 출마할 수 있다. 자유다. 민주주의 제도가 그렇다. 내년 4월11일, 제19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그동안 숨죽여 살던 정치인들이 요즘 바쁘다. 출마 준비 때문이다. 그들은 출마용 명분쌓기에 골몰하고 있다.
특히 의정부을구 정치인들이 정신없이 돈다. 거론되는 이름만 해도 줄잡아 10여명이다. 그 중에 눈에 띄는 인물이 있다. 한나라당의 김시갑 경기도의원(의정부4)이다.
2010년 6월 지방선거 때 각종 추문에 시달리던 사람이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당선됐는데, 1년4개월만에 어떤 연유에서인지 총선에 나온다고 한다. 그것도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서 말이다. 그러니 그를 도의원으로 공천한 박인균 의정부을 당협위원장 뒤통수가 얼얼할 수밖에 없다. 발뒤꿈치를 제대로 물린 것이다.
예컨대, 지난 지방선거 때 공천을 못받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문원 전 시장이나 제18대 총선 공천 때 박인균 위원장에게 밀려난 조흔구 전 의장이라면 ‘당연하다’는 반응일 수 있다. 절치부심, 권토중래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공천을 받거나 못받거나 홍문종 전 의원의 출마도 충격적이지는 않다.
그런데 김시갑이라니? 지난 선거 당시 그를 지저분한 추문의 당사자로 지목한 이른바 X파일이 나돌자 박인균은 “그가 쓴 휴지가 발견된 것도 아니지 않냐”고 반문하며 오히려 김시갑을 감쌌다. 그후 16개월이 지난 지금, 김시갑은 박인균의 목을 치려 한다. 왜일까? 이유는 차차 들어보기로 하자.
박인균 위원장은 “나에게 문제가 있어서 그가 나서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치가 그런 것이다. 오히려 한나라당의 본선 경쟁력이 더 강해지는 것 아니겠냐”는 입장이다. 표면적인 대답일 뿐이다. 대대장이 사단장을 갈아치우려는데 말이다.
어찌되었건 간에, 김시갑 도의원이 한나라당 공천을 받으면 본선에서 넘어야 할 높은 벽이 둘 있다. 하나가 각종 추문에 대한 진실공방이고, 또다른 하나가 도의원직 사퇴로 인한 보궐선거와 그에 따른 혈세낭비(선거비용) 책임론이다. 김남성 전 도의원이 국회의원에 나온다 시장에 나온다 방황하며 도의원직을 버린 선례를 그는 따르려 한다. 정치판이 코미디보다 더 웃기는 난장판이라더니, 정말 재미있게 돌아간다.
민주당 강성종 국회의원이 신흥학원 횡령사건으로 대법원에서도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으면, 의정부을구는 도덕적·정치적 책임을 지고 민주당이 불출마하는 게 옳은 지역이다. 그 틈을 타 너도 나도 출마를 준비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김시갑이라니? 하긴, 국회의원보다 도의원 연봉과 권력이 약한 것은 사실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