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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일락/양주사랑교회 목사 |
한번 사는 인생을 시작도 잘 하여야 하고 마무리도 잘 하여야 합니다. 어떻게 시작하고 어떻게 마무리하는 것이 잘 하는 것일까요?
어느 병원에 밤늦게 응급환자가 실려왔습니다. 환자는 교통사고를 당한 후 뼈가 부러지고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의 겉모습은 환자의 심각한 상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응급실 담당의사는 우선 압박붕대로 지혈하는 등 응급조치를 취했고, 부러진 팔과 다리뼈 수술을 위해 정형외과 의사를 급하게 호출하였습니다. 그런데 정형외과 의사가 도착하기도 전에 그 환자는 그만 죽고 말았습니다.
여러분, 그 환자가 죽은 이유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그 환자의 기도가 막혀 호흡이 중단되었기 때문입니다. 응급실 의사는 환자의 기도가 막힌 것을 모르고 다른 치료에만 정신을 쏟다가 결국 환자가 죽고 만 것입니다. 물론 의사가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여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그 최선의 노력이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내지는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잘못된 순서로 환자를 치료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어느 골프장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친구들끼리 골프를 하다가 여름철 위생관리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너도나도 위생관리에 관한 ‘원 포인트 레슨’을 한마디씩 하게 되었습니다. 골프장 잔디 위에는 들쥐나 야생동물이 돌아다니면서 배설물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잔디에 앉지 말고 반드시 카트나 의자에 앉아야 한다, 실제로 쯔쯔가무시 병에 걸린 사람도 있었다, 농약이 묻은 공을 만지다가 얼굴을 만지거나 눈을 비벼서는 안 된다, 골프화나 골프장갑도 소독해서 써야 한다, 골프채도 사용 후에는 매번 잘 닦아두어야 한다 등등 많은 이야기들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날의 결정적 발언은 남자들의 소변습관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그늘집 화장실에 가서 소변을 볼 때 ‘먼저 볼 일 본 후 손을 씻어야 한다’와 반대로 ‘손을 깨끗이 씻은 후 볼일을 보아야 한다’는 두 가지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습니다. 좀 말하기가 그렇지만 있는 그대로 전하면 이런 말들이 오고 갔습니다. “그 귀중한 물건(?)에 각종 세균이 묻고 농약까지 묻히니 문제지. 그러니 물건(?)이 제대로 건사가 안 되는 거라고.” “무슨 소리야. 기왕에 세균을 묻혔으면 농약까지 발라놔야지!” 그러자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의사친구가 이렇게 말하더랍니다. “이것도 루틴이 중요한 거야. 반드시 손을 먼저 씻고 나서 그 소중한 물건(?)을 만지라고. 당신들 혼자 쓰는 물건(?)이 아니잖아!”
매우 의미있는 이야기입니다. 화장실에서 소변이나 손을 씻는 것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일의 순서가 더 중요합니다. 식사할 때도 먹는 순서가 중요합니다. 식사 전에 디저트와 같이 단 음식을 먼저 먹으면 혈당치를 급격히 상승시켜 몸에 큰 부담을 준다고 합니다. 마사지 할 때도 순서가 중요한데, 심장에서 먼 부분부터 시작하여 심장 가까이로 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이처럼 모든 일에 순서가 중요합니다. 의사가 환자를 치료할 때나, 화장실에서 소변을 볼 때나, 식사를 할 때나, 마사지 할 때나, 운동을 할 때나, 비즈니스를 할 때나, 하다못해 여성들이 화장을 할 때도 순서가 중요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맹모삼천지교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는 삶에서 무엇을 먼저 해야 하나요?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살기는 너무 시간이 없습니다. 우리가 먼저 결정해야 할 우선순위는 무엇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