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년의 새해가 밝은 지 어느 덧 한 달이 지나가고 있다. 작년 처창설 50주년을 맞은 국가보훈처는 새해를 맞아 기존 보훈가족 중심의 사후적 ․ 물질적 보상과 지원에 국한하지 않고, 그 영역을 한층 더 확대하여 자라나는 젊은 세대를 비롯한 일반 국민들의 마음속에 올바른 국가관과 나라사랑 의식을 확립시키는데 노력하려는 의지를 표명하였다.
지난 50년간 국가보훈처는 국가유공자를 중심으로 보상과 지원, 명예선양사업에 집중하여 국가유공자의 예우 강화 및 보훈문화행사 개최 등 많은 성과를 이뤘다. 그러나 이러한 보상과 지원 사업은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아낌없는 희생과 공헌을 하신 국가유공자의 보상과 명예선양에 그치는 한계가 있어 이제는 국민들이 국가를 위해 희생 ․ 헌신할 수 있는 마음을 자발적으로 갖도록 하는 능동적인 선제보훈정책에 적극 힘써야 할 때이다.
따라서 국가보훈처는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50년의 국가보훈 발전 방향을 “선제보훈으로 하나된 국민”으로 제시하고 있다.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공헌 위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하고, 이러한 희생과 공헌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의 존립과 발전을 보장하는 것이 최선의 보훈”이라는 인식에서, 온 국민이 국가를 위해 자발적으로 헌신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도록 하는 ‘전 국민 대상의 선제보훈’을 통해 국민통합을 이뤄내려는 것이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네 가지 정책과제를 정립하고 실행해 나갈 계획이다.
첫 번째는 ‘국민 통합을 위한 나라사랑 정신 함양’이다. 온라인 포털 사이트 구축 등으로 젊은 세대의 눈높이와 요구에 맞는 교육 자료들을 제공하여, 젊은 세대들이 능동적으로 나라사랑교육을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세대 간 공감대를 형성해 소통의 장을 만들고자 한다. 이외에도 나라사랑 정신을 중심으로 국민통합을 다지기 위한 다채롭고, 적극적인 나라사랑 교육을 전개할 계획이다.
두 번째는 ‘보훈·안보단체가 호국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이다. 보훈단체 회원들을 중심으로 호국보훈의식 확산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보훈단체가 보훈문화 확산의 중심에서 충분히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국가유공자와 전역 장병의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는 정책 추진’이다. 국가유공자와 보훈보상대상자를 구분하여 국가유공자의 영예성을 높이고, 보훈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보훈보상체계 개편안이 올 7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개편안 시행과 더불어 국가유공자가 희생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국민들이 그 희생에 대해 충분한 예우로 답할 수 있는 보훈문화 조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마지막은 해외 보훈업무의 강화이다. 6·25전쟁에 참전한 UN참전용사의 헌신에 보답하고, 참전국과의 꾸준한 교류 협력을 통해 보훈 외교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국외 현충시설물 관리와 재외국민들의 나라사랑 정신함양을 위한 사업도 지속적으로 펼쳐갈 예정이다.
역사는 아무리 경제력이 높고 인구가 많고 기술이 발달해도 국민들의 정신전력이 낮으면 패망한다는 교훈을 보여준다. 징기스칸이 불과 10만이 넘는 병력으로 당시 세계 최대의 문명국이었던 송나라의 1백만 대군을 쳐부술 수 있었던 것도 몽골 군대의 사기, 정신력, 단결력이 송나라의 그것보다 훨씬 앞섰기 때문이다. 청나라가 만주에서 처음 세워졌을 때는 명나라와 비교가 되지 않았지만 대제국인 명나라를 이길 수 있었던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선제보훈으로써 국민들의 마음 속에 올바른 국가관과 나라사랑 의식을 확립시켜 국민통합을 이루어내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