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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월오봉도(일월오악도)/민화 |
일월오봉도(일월오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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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예 강연옥 |
일월오봉도는 해와 달, 다섯 봉우리의 산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두 줄기 폭포, 붉은 나무줄기에 녹색의 잎을 가진 소나무, 물거품이 출렁이는 파도를 그린 그림이다.
현재 경복궁 근정전을 비롯해서 창경궁 명정전, 덕수궁 중화전, 창덕궁 인정전 등 각 궁 정전(正殿)의 어좌 뒤쪽에 남아 있다.
일월오봉도는 정전 뿐만 아니라 왕이 거동하여 임시로 머무는 장소, 예컨대 전시(殿試)를 치르는 과거시험장 같은 곳에도 설치되었다. 왕이 임하는 장소면 어떤 곳이든 설치된 어좌 장식용 그림이라 할 수 있다.
일월오봉도는 해와 달이 동시에 떠 있다. 이처럼 해와 달이 같은 공간에 동시에 존재하고 있는 것은 음양이 조화롭게 운행하는 자연의 이치를 도식화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또한 해와 달은 영원의 상징이다. “항상 밝은 달같이, 매일 돋아나는 밝은 해처럼(如月之恒 如月之升)”이라는 말로 왕을 칭송했던 ‘시경’, ‘천보’ 시의 한 대목의 뜻과 연결지을 수 있다.
다섯 봉우리의 산, 즉 오봉산은 예로부터 전해오는 동양의 산악신앙, 그 중에서도 오악신앙(五嶽信仰)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오악이란 동악(금강산), 남악(지리산), 서악(묘향산), 북악(백두산), 중악(삼각산)으로 설정되어 있다.
국토의 중요한 다섯 산을 오악으로 설정하고 신격을 부여하여 산신에게 제사하는 것은 한국인의 기본적인 산악신앙이었고, 그것은 천신사상(天神思想)과도 연결되어 있었다.
일월오봉도는 왕을 비롯하여 왕실과 나라가 영원히 쑥쑥 뻗어나가기를 기원하는 뜻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