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용 의정부시장은 2월21일 ‘뉴타운사업 찬·반 주민의견조사 관련 담화문’을 통해 금의지구 6개구역 중 3·4·5·6구역과 가능지구 9개구역 모두를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뉴타운 추진여부에 대해 토지 등 소유자를 대상으로 지난 1월16일부터 2월14일까지 30일간 우편투표와 직접투표를 병행하여 의견을 물었더니 25% 이상의 반대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는 2011년 11월8일 개정된 경기도 도시재정비촉진조례에 따른 것이다. 어차피 25% 이상의 주민이 반대하면 조합설립이 불가능해 뉴타운 추진이 힘들다는 점에서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의정부뉴타운은 과거 김문원 시장 시절인 2008년 4월7일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됐으며, 안병용 시장 때인 지난해 2월16일 경기도 도시재정비위원회 심의를 거쳐 4월1일 재정비촉진계획이 결정·고시됐다.
안병용 시장은 취임 직후인 2010년 10월경 시작된 뉴타운 반대움직임에 대해 “어떤 사람은 뉴타운을 반대해서 집값이 똥값이 되고 선거에 출마했다가 떨어졌다”며 “뉴타운으로 의정부의 가치를 높이겠다. 의정부의 미래와 비전을 위해 뉴타운은 추진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등 뉴타운을 적극 옹호해왔다. 게다가 주민들에게 호통치며 “삶의 터전이 그게 뭐냐”고 멸시까지 하는 등 ‘친자본 고압적 불통시장’의 단면을 보여줬다.
그러나 반대움직임이 더욱 거세지자 결국 자세를 전환하여 찬반 주민들의 의견을 전수조사하기로 하고, 전국 최초로 우편투표와 직접투표를 병행하는 결단을 내렸다. 늦었지만 안 시장의 정책적 정치적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 남은 임기 동안 주민들의 의견을 더욱 귀담아 듣는 낮은 자세를 기대한다.
이제 안 시장이 할 일은 의정부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진정한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현행 뉴타운 도시개발방식은 의정부의 비전이 될 수 없다. 서민의 피눈물을 짜내 얻게 될 그럴듯한 고층건물들을 랜드마크라 칭하며 가치상승을 논하는 것은 기만적이다. 서민과 원주민이 마음 편하게 사는 공동체가 진정한 의정부의 가치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안 시장은 또 뉴타운 반대주민들에 대한 고소고발을 취하해야 한다. 생존권 없이 그 어떤 지고지순한 가치도 있을 수 없다. 생존권을 건 주민들을 상대로 고소고발이나 일삼고, 지금까지 감정을 풀지 못하는 시장이라면 독재자와 다름 없다. 섬김을 강조하는 시장답게 통큰 행보를 보여야 한다.
제일 중요한 숙제는 찬반 주민간 갈등과 반목을 풀어야 하는 일이다. 양측 모두 더 잘 살아보려 했기에 시장이 갈 길은 매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 갈등을 치유하는 지혜를 찾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의정부뉴타운은 끝난 문제가 아니라 이제 새로 시작되는 문제일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안 시장은 담화문에서 “갈등을 치유하고 봉합하여 다시 주민화합의 장이 마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앞으로 주민들의 입장에서 충분히 소통하고 의견을 수렴하여 정책을 입안·결정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전철과 더불어 의정부의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였던 뉴타운의 깨끗하고도 아름다운 마무리가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