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메트로가 10년 동안 대리운영…남는 장사
천문학적 혈세낭비·안전 불감증 ‘지옥철’ 우려
의정부경전철이 재벌의 배를 채워주는 괴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천문학적 혈세 낭비는 물론 계약해지를 해도 돈을 물어줘야 하는 독소조항이 숨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계약을 한 의정부시의 책임논란도 불가피하다.
◆실시협약에 숨은 독소조항
통합진보당 홍희덕 국회의원이 입수해 분석·공개한 ‘의정부경전철 민간투자시설사업 실시협약’을 보면, 의정부시가 불리한 독소조항이 곳곳에서 나온다.
2006년 4월14일 체결된 실시협약은 제1장 총칙, 제2장 기본약정, 제3장 자금조달, 제4장 총사업비의 결정 및 변경, 제5장 실시계획 및 공사, 제6장 관리운영에 관한 사항, 제7장 사업수입률 및 운임, 제8장 주무관청의 지원, 제9장 위험의 배분, 제10장 의무 불이행, 제11장 협약의 종료 및 해지, 제12장 분쟁의 해결, 제13장 기타사항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외에도 18개항에 이르는 부록이 존재한다.
특히 의무 불이행 사유를 보면 여러 가지 내용 중 사업시행자가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더라도 의정부시가 건설이자(건설기간 중 해지)나 미상각 잔액(운영기간 중 해지) 등을 지급해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독소조항이 숨어 있는 실시협약은 비밀유지 조항(제106조)에 따라 계약이 해지되더라도 이후 3년 동안(최대 33년) 어떠한 자에게도 공개하지 않는다는 단서까지 담겨 있다.
◆재벌 배불리는 경전철
2006년 4월14일 실시협약 당시 의정부경전철㈜의 출자자와 지분비율은 ▲GS건설 29.9% ▲고려개발 11.7% ▲한일건설 8.1% ▲이수건설 4.5% ▲유니슨 2.7% ▲LS산전 3% ▲SYSTRA 3% ▲SIEMENS AG 4.9% ▲국민은행 19.32% ▲산업은행 12.88% 등이었다. 최근에는 교원공제회가 500억원을 투자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의정부경전철㈜은 2010년 6월24일 인천메트로와 ‘의정부경전철 운영 및 유지보수 관리운영계약’을 맺었다. 인천메트로는 2020년 6월30일까지 10년간 969억원을 받고 의정부경전철을 운영한다. 결국 969억원이면 인천메트로도 돈을 남기면서 경전철을 운영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의정부경전철㈜과 의정부시가 맺은 실시협약에 따르면 10년간 운영비(불변가)는 1천609억원이다. 의정부경전철㈜이 인천메트로에 운영을 넘기고 앉은 자리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640억원이다. 또 10년간 예상운임수입(경상가)은 무려 6천390억원이나 된다. 이외에 30년간 운영수입은 투자비와 운영비를 제외하더라도 무려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정부시는 의정부경전철㈜에 최초 5년 동안은 50~80%, 이후 5년 동안은 50~70%까지 예상운임수입이 발생하면 계획된 수입금만큼 시민 혈세로 적자를 보전해줘야 한다. 재벌들이 의정부시민을 상대로 땅 짚고 헤엄치는 사업을 하는 것이다.
◆예상운임수입 부풀리기
실시협약을 보면 적자보전은 매년 목표된 예상운임수입을 기준으로 설계되어 있다. 이는 그동안 의정부시가 설명해온 ‘이용객수가 적자보전의 기준’이라는 말과는 개념이 다른 것이다.
그동안 의정부시는 일일 예상 이용객이 개통 1년차 7만9천49명, 2년차 8만9천589명, 10년차 12만6천116명, 20년차 14만7천985명, 30년차 15만1천390명이며, 여기서 이용객수가 50~80%까지이면 적자를 보전해준다는 식으로 설명해왔다.
그러나 실시협약 제63조 운임수입보조금 및 운임수입환수금 조항에는 ‘주무관청(의정부시)은 부록4에 명시된 매 년차별 예상운임수입을 보장한다’고 되어 있으며, 부록4에는 ‘보장기준은 운영개시일이 변경되더라도 상기 예상운임수입을 기준으로 한다’고 되어 있다. 여기서 이용객수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특히 실시협약은 2량짜리 조그만 경전철의 수송인원 기준을 1㎡당 6.5명으로 잡아 최대 248명까지 탈 수 있다고 하는 등 현실성이 떨어지는 부풀리기식 설계를 했다. 이는 1㎡당 3명, 57명을 정원으로 한 ‘도시철도차량 표준규격’을 위반한 것이다.
또한 도시철도차량 표준규격에는 역당 최소 20초의 정차시간을 준수하도록 하고 있으나, 의정부경전철은 회차역인 발곡역은 20초, 환승역인 회룡역은 30초로 계획하고 있을뿐 나머지 13개역은 16초로 시간을 단축했다. 스크린 도어 등을 여닫는 시간을 빼면 실제 승하차 시간은 5~6초에 불과하여 노인, 어린이, 장애인, 임산부 등 교통약자의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결국 건설기간 중 ‘사고철’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의정부경전철이 안전대책은 아랑곳 하지 않은 채 탑승 인원과 운행횟수를 불법적으로 뻥튀기하여 일일 예상 이용객수와 예상운임수입을 부풀린 셈이다.
이와 관련 ‘의정부경전철 진실을 요구하는 시민모임’은 2월29일 기자회견을 열고 “예측수요보다 낮은 이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자칫 무리한 경전철 활성화로 예상운임수입의 50%를 간신히 넘는다면 오히려 막대한 예산낭비를 할 수 있다”며 “경전철 안타기 운동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시협약을 분석·공개한 홍희덕 의원은 “의정부시는 의정부경전철㈜과의 재협약을 통해 적자보전 등 각종 독소조항과 재벌 특혜조항을 폐기해야 한다”며 “시민 안전을 위해 운행시간도 재조정하고 운영비 산출내역과 각종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의정부시는 지난해 12월9일 열린 경전철 활성화방안 최종 용역보고회에서 요금을 981원에서 1천300원으로 올려도 10년 동안 최대 1천777억원(환승할인 보조금 포함시)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