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야 모두 4.11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으나 공천을 마무리짓기는커녕 잡음과 갈등에 휩싸여 내홍을 겪고 있다. 국민 앞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당명까지 바꾸고 그 변화된 모습을 공천혁명을 통해 이룩하겠다고 천명했지만 아직도 국민들의 믿음과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 왜 국민들은 정치행태에 뼛속 깊게 불신이 만연되어 있는 것일까? 선거철만 되면 많은 정치인들의 실현가능성과 구체성 없는 공약남발, 실천하지 않는 행태에 불신이 쌓인 것이 원인이다.
얼마 전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8대 국회의원의 공약 완료율이 35.1%로 매우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국회의원 중 18.3%는 이런 저런 이유를 달아 공약이행에 대한 정보공개를 거부했다고 한다.
4월11일 실시되는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지키지 않는 약속, 당선만을 위한 공약은 그만하고 유권자에게 감동을 주는 공약을, 유권자는 정당과 후보자의 정책을 보고 선택하는 ‘매니페스토(Manifesto·정책공약) 정책선거’가 실현되어야 할 것이다.
매니페스토 정책선거란 후보자가 공약을 발표할 때 목표, 우선순위, 절차, 기한, 재원의 다섯 가지 요소를 구체적인 수치 형태로 제시해 유권자가 쉽게 검증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19세기 영국에서 시작한 매니페스토 운동은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선진 정치모델로 자리 잡았으며, 일본의 경우 2003년 지방선거에서 매니페스토를 내세운 정치인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주목받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2006년 동시지방선거에서부터 매니페스토를 도입하여 수차례 활용되었다. 하지만 공약 완료율이 35.1%에 머문 것을 보면 선거 장식품이거나 속빈 강정에 불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국민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갈 수 있는 매니페스토 정책선거를 어떻게 이룰 것인가?
첫째, 후보자는 새로운 미래를 위한 구체적 정견과 정책에 대하여 유권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매니페스토형 공약을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한다. 실현가능한 공약, 재원마련방안, 추진의 우선순위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유권자들의 소중한 한 표를 얻을 수 있으며, 당선됐다고 해서 공약을 무시했다가는 국민들의 엄중한 심판이 뒤따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둘째, 유권자는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이 남발하는 선심성 공약을 경계하고 옥석을 구별하듯 고품질 공약을 선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후보자 공약에 대한 평가 중심에서 유권자 스스로 공약을 선정하고 제시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민단체와 언론사는 후보자의 공약에 대한 평가기준을 제시하고, 향후 공약이행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여 유권자들에게 알려주어야 할 것이다.
올해는 20년 만에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연이어 치러지는 ‘선거의 해’다.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친 정치인들은 유권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각종 정책공약들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유권자는 후보자에 대한 철학과 가치, 그에 따른 구체적인 정책공약을 꼼꼼히 따져보고 철저하게 검증하여야 한다. 공약으로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는 후보자와 정책을 기준으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유권자가 될 때 금년 양대 선거가 즐거운 축제가 되고 국운도 융성하는 대한민국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