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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리는 어딘가?
  2012-03-24 13:08:57 입력

▲ 송일락/양주사랑교회 목사
역사상 가장 탁월했던 지휘자 가운데 한 사람인 레오나르드 번스타인에게 어떤 사람이 질문을 했습니다.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면서 가장 다루기 어려운 파트나 악기가 무엇입니까?” 그러자 그는 대뜸 이렇게 대답했다. “제2바이올린입니다. 왜냐하면 제2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사람들은 제1바이올린과 같은 열정으로 연주하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청중이 보는 방향에서 제일 왼쪽에 있는 제1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사람을 악장이라고 부릅니다. 악장은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을 가장 잘하는 사람입니다. 그 다음에 제2바이올린이 앉는데, 이 자리가 언뜻 보아서는 매우 애매한 자리입니다. 제1바이올린이 멜로디를 주도하는데 반해, 제2바이올린은 제1바이올린을 받쳐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제2바이올린을 다루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그러나 멜로디를 주도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제2바이올린이 없다고 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오케스트라가 구성될 수 없고 결국에는 화음이 이루어지지 않아 멋있고 웅장한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없을 것입니다. 제1바이올린만큼 중요한 것이 제2바이올린입니다. 소프라노가 멜로디를 주도합니다. 그렇다고 합창에서 소프라노만 중요하고 알토는 중요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알토가 받쳐주지 않으면 아름다운 화음의 음악을 들을 수 없습니다.

1984년 LA올림픽을 총주관한 사람은 피터 웨버로쓰(Peter Ueberroth)였습니다. 올림픽을 치르면서 가장 감명 깊었던 순간을 질문 받자 예상치 못한 대답을 했습니다. 올림픽 성화를 미국 전역으로 전달할 때였는데, 그 중에서도 서부의 한 작은 시골마을에서의 성화 봉송이 가장 잊을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이 농촌마을은 사람들이 거의 다 떠나갔고 얼마 안되는 농부들과 목축업자들만 남은, 유령도시처럼 썰렁한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마을에서 올림픽 때 밝힐 성화 봉송이 있게 된 것이지요. 당연히 마을이 생긴 이래 최대의 경사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문제는 과연 성화 봉송 주자를 누구로 정하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전체 인구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전 주민들의 이름을 모자 안에 집어넣은 뒤 이장님이 선택하도록 했습니다. 이장님이 고른 사람은 장애를 가진 어린 소녀 에이미(Amy)였습니다. 에이미는 겨우 한 두 발자국을 걸은 뒤 주저앉는 중증장애인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휠체어에 앉아 있는 동안 모든 일에 가족들이 수발을 들어주어야만 했습니다.

이런 에이미가 성화 봉송 주자가 되다니, 마을 사람들은 너나없이 술렁이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아예 성화 봉송을 취소하는 편이 낫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겨우 한 두 발자국을 걸을 수 있는 에이미가 무슨 일을 하겠느냐는 의심과 두려움 때문이었지요. 그래서 성화 봉송이 있던 날도 대부분의 주민들은 불참했고 이장님과 몇 사람만 참석했습니다. 그 날 에이미는 반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 가족들과 함께 나왔습니다. 이 작은 마을에 전 세계에서 몰려온 방송기자들로 북적거렸지만 주민들은 몇명 되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다른 마을 주자가 전해준 성화를 에이미가 받아들었습니다. 휠체어에서 일어난 에이미는 간신히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이것을 지켜보던 방송기자들과 카메라맨들, 그리고 몇 안되는 마을 주민들 모두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습니다. 에이미가 힘겹게 또 한 발자국을 내딛자 또 한 차례 사람들이 헉 하고 가쁜 숨을 내쉬었습니다. 이렇게 한 발자국, 두 발자국, 세 발자국 사력을 다하여 한 발 두 발 내딛는 에이미의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들 사이에는 이내 감동의 물결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에이미가 약 30초를 걷는 동안 전 세계 시청자들이 숨을 죽이고 이 광경을 지켜봤습니다.

문제는 집안에서 TV로 이 광경을 지켜보던 마을 주민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집을 뛰쳐나와 거리로 몰려들었습니다. 이들은 에이미가 성화를 손에 들고 금방이라도 넘어질 듯 힘겹게 걷는 모습을 보면서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에이미!”, “에이미!” 환호성을 지르면서 에이미를 응원했습니다. 마을 주민들을 비롯한 전 세계인들의 응원을 받은 에이미는 기적적으로 약속된 곳까지 걸어가 다음 마을 주자에게 성화를 넘겨주었습니다. 황량하고 침체된 마을에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 순간입니다.

마찬가지 원리입니다. 우리 인생에 있어서 자기 자리를 지키는 일이 중요합니다. 가장은 가장으로서, 주부는 주부로서, 학생은 학생으로서, 직장인은 직장인으로서의 역할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들은 지금 어떤 자리에 있습니까? 여러분의 자리를 잘 지키시기 바랍니다.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시기 바랍니다. 내가 있는 자리가 빛이 나지 않아도, 내가 맡은 일이 탐탁치 않게 보여도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시기 바랍니다.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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