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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일/한국투자증권 의정부지점장 |
투자자들이 이렇게 달력을 열심히 챙겨본 적이 예전에도 있었을까. 최근 주식 투자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가 증시 달력이다.
재미있는 것은 예전에는 경기선행지수가 언제 나오고 실업률 발표가 언제 나오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졌지만 지금은 유럽의 정관계 인사가 언제 연설하고 언제 회담을 가지는지에 대해 관심이 높다는 점이다.
이 같은 변화는 현재의 경제와 증시 사이클이 비정상적임을 암시하고 있다. 경제지표나 환율과 금리 수준은 이를 좌우하는 정치인들과 정책 당국자들의 생각에 따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취약한 종속변수라고 보는 것이다.
세계 경제는 그간의 패러다임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에 봉착했고, 시스템이 아니라 시스템을 만드는 사람들의 생각이 어디로 이동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판단이 필요해졌다. 작년부터 시장을 압박해 왔던 유로존의 문제는 이처럼 복잡하다.
그러나 그리스 선거 전에 유럽 중앙은행(ECB)이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된다. 마리오 드라기 총재 이후 ECB의 성격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강조하는 주체라기보다는 정치적 패러다임에 의존적인 주체에 가까워졌다. ECB는 유럽 정치인들의 의지를 시행하는 도구로서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지금 ECB는 선제적인 조치를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독일 기민당과 사민당의 의견 조율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며 6월17일 그리스 총선 결과에 따라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탈퇴할 수도 잔류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프랑스 총선도 결선투표가 17일 마무리 된다. ECB의 전략은 이들 선거 결과에 따라 많이 달라질 것이다.
정치인들은 주식시장과는 달리 시간이 많고 느긋한 사람들이다. 모든 이벤트가 어떤 식으로 마무리되는지 확인하고 최종 액션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즉 최종적으로 6월28일과 29일 EU 정상회담에서 어떻게 대승적인 합의를 이루어내는지가 관건이며 이것이 ECB의 액션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6월 ECB 정책회의보다는 차기 정책회의에서 결정될 정책이 더 많을 것이며 6월 주식시장의 움직임도 여전히 약할 것이라고 보여진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들이 달러 강세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안전자산 선호현상도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 유럽은 통화 완화와 유로 약세로 문제를 풀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미국 정책 당국자들은 통화 완화로 문제를 해결할 생각이 없다. 이러한 통화정책의 차이가 달러 인덱스를 현 수준보다 더 밀어올리고 있다면, 상품가격과 이머징 시장은 상당 기간 어려운 기간을 겪을 수 있다. 달러와 환율의 안정이 주식시장 안정의 선결조건이라고 본다.
향후 주식시장은 유럽 정치권의 움직임에 촉각을 두되, 유로화와 달러의 움직임을 지켜보며 대응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코스피는 1750~1900 수준의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상기 내용은 당사의 의견이 아니며 의정부지점의 견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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