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자 중심의 맞춤형서비스 전달을 위한 연천군무한돌봄센터의 노력
사회복지 전달체계를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 한다’는 목적으로 설립된 연천군무한돌봄센터가 개소한지 벌써 1년이 지났다.
두 곳의 권역네트워크 팀을 구성하여 지역 내 어려운 사람이나 위기가구에 대한 사례관리가 시작되었고 또한 지역사회 복지관련 기관들과 MOU를 체결, 보다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복지전달체계를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복지 실천현장에서는 항상 예상치 못한 일들로 좌충우돌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작년 겨울 일이다. 모 전자회사로부터 어려운 가구에 대한 집수리를 지원하고 싶다며, 대상자가구 추천을 부탁받았다. 사례회의를 거쳐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조손가구 1세대를 최종적으로 선정, 집수리사업을 진행하였다. 건축한지 40 여 년이 지난 구옥의 경우 단순 도배, 장판 교체만으로는 실질적 주거환경 개선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이번 김 모 할머니 집수리의 경우에는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인력을 투입하게 되었다. 지붕누수제거, 화장실개보수, 창호교체 등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되었지만 그 어느 때 보다도 마음이 즐거웠다.
그런데 문제는 집수리 막바지에 일어났다.
“복지사 선생님, 도와주시는 분들이 오셔서 손자아이 책상과 세탁기를 새것으로 장만해 줬어요. 참 고마운데..... 책상 말고 텔레비전으로 바꿔주면 안될까요?
순간 난간함을 감출 수 없었다.
“할머니 그 분들이 도와주시는 건데, 이 것 저 것 부탁하는 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차분하게 말씀드렸지만 서운한 마음을 더 보이셨다. 상담을 마칠 때 까지도
“이왕이면 필요한 것 해줘야지” 라며 몇 번을 이야기 하셨다. 윤사월 보릿고개에 딸자식 여의는 부모마음이 이럴까? 몸도 마음도 무거웠다.
다음 날 후원사측 자원봉사자들이 집수리 마무리를 돕고 가재도구 등을 정리하기 위해서 할머니 댁에 모였다. 김장김치를 담아드리기 위해 천막 등을 준비하는데 제법 사람들로 분주하였다. 그런데 이웃 한 분이 다가 와서 “오늘 여기 초상났어요?” 라고 물었다. 그때까지도 할머니는 방에서 나오지 않으셨다. 아마 텔레비전 때문에 밤새 한 잠도 못 주무신 것 같았다. 우여곡절 끝에 결국은 할머니 바람대로 후원을 받게 되었다.
“아니 초상집은..... 나 오늘 시집가는 날이야. 모두들 정말 고맙지 뭐요”
할머니는 그제야 방에서 나오시며 정말 시집가는 새색시 마냥 웃으셨다.
오늘 날 급부행정영역(공익적 활동을 통해 국민의 복지증진에 기여하는 행정활동)에서도 재량준칙 등을 평등원칙이나 적합성과 필요성, 상당성의 법리(法理)에 기초하여 제한하고 있다. 비록 민간의 선의(善意) 일지라도 도움을 ‘주는 자’ 와 ‘받는 자’ 간 양방향 소통이 필요하다. 한정된 자원을 클라이언트의 단순 욕망(wants)을 채우기보다는 꼭 필요한 욕구(needs)에 맞게 인적‧물적 자원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해 겨울이 가고 김 할머니는 더 이상 만날 수 없게 되었다. 얼마 전 덤불 속 밤톨만한 어린 손자를 두고 눈을 감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