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밀가루가 나쁘다는 사실은 누구나 잘 알지만 왜, 어떻게, 얼마나 나쁜지는 상세히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참에 한 번 짚고 넘어가는 것도 의미 있는 일 같아서 몇 자 적어본다.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밀가루는 거의 전량 미국산이다. 미국에서는 밀을 농사지을 때 수출용과 내수용을 구분한다. 수출용은 내수용보다 더 많은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기 때문에 영양은 빈약하며 유해 화학물질 함량은 훨씬 더 많다고 볼 수 있다. 수출용도 여러 질이 있어서 단가 차이가 있기도 하고, 그 밀을 수입하는 국가에서 철저하게 검역을 하는 경우(일본처럼)에는 독성이 강한 농약을 함부로 쓰지 않는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밀은 생산 및 거래단가가 낮은 편에 속하는 저급한 밀이며, 우리나라에서는 검역을 철저히 하지 않으니까 아무래도 그만큼 유해물질이 함부로 쓰여졌을 가능성이 더 크다.
밀 재배 과정에서 쓰여지는 농약은 햇빛에,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느 정도 분해된다. 그러나 수출되는 밀은 장거리, 장기간의 유통과정을 거치므로 밀농사를 다 지어 수확하고 출하해서 수출을 위해 선적하기 직전 엄청난 양의 농약을 밀 위에 직접 뿌리게 된다. 그래야 선박으로 운송하여 수입하는 국가에서 오래 유통되더라도 벌레가 먹거나 대장균이 번식하지 않으니까. 이렇게 수확한 후에 뿌리는 농약을 ‘포스트 하비스트'(‘수확 후'라는 뜻)라고 부르는데, 미국의 경우 보통은 선적지 가까운 곳의 무인시설에서 움직이는 컨베이어 벨트 위에 밀을 그대로 놓고 농약을 분사하여 골고루, 흠뻑 뿌리는 장치를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얼마나 해로울까?
수입밀(보통 수퍼에서 파는 우리나라 유명회사의 밀)과 우리밀을 각각 병에 담고, 바퀴벌레도 좋고, 파리도 좋고, 쌀바구미도 좋고 어떻든 살아 있는 벌레를 넣어보면, 수입밀의 경우는 몇 시간 이내에 벌레들이 다 죽어버린다. 우리밀은 며칠동안이라도 살아있지만.
그럼 사람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수입밀에서 가장 큰 문제는 수확 후 농약이니까, 농약 중독이 일으킬 수 있는 일은 다 일으킨다고 볼 수 있다. 면역력 저하, 신경 장애, 각 기관 기능 저하로 인해 감기 잘 걸리고, 아토피 심해지고, 소화 잘 안되고, 빈혈 생기고, 등등등…. 일일이 다 들 수 없을 만큼 전체적인 몸과 마음의 이상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농약은 열을 가한다 해서 절대로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삶아도 쪄도 전혀 변함이 없다. 만일 튀긴다면 튀김 기름의 문제까지 더해져서 더 나쁜 음식이 될 것이다.
우리밀의 환경보호 기능과 우리농업의 문제까지 고려한다면 우리밀과 수입밀의 소비에 대한 판단은 순전히 소비자인 우리 국민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