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의 효율적인 교통네트워크로 사통팔달의 교통중심도시를 만들기 위해 시민의 입장에서 경전철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습니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후보 시절인 지난 2010년 6.2지방선거 때 경전철을 ‘시민의 의견을 무시한 독선과 오만행정의 산물’이라고 규정했다. 경전철로 시민의 자존심이 무너졌다고도 했다.
‘전면 재검토’라는 핵심공약도 내세웠다. 전면 재검토란, 사실상 사업 철회를 의미하는 말이어서 시민들의 공감을 얻은 것은 물론이다.
4월5일 출마기자회견에서는 “대표적인 정책실패인 경전철은 지하철 7호선 예비타당성 사업이 끝나는 7~8월까지 잠정 중단할 것을 의정부시장 후보자격으로 강력히 촉구한다”며 김문원 당시 시장과 대립각을 세웠다.
시장에 당선되고서는 “경전철 때문에 재정파탄이 우려된다. 몇백억원씩 적자가 나면 경전철을 부수자고 시민들이 먼저 나설 것”이라며 민자사업자와의 불합리한 계약을 변경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불과 몇 개월만에 그렇게 강경하던 입장이 180도 변했다. 안 시장은 2010년 9월17일 청소년회관에서 ‘의정부경전철 사업 문제점 및 대안검토 보고회’를 개최하고 핵심공약인 ‘전면 재검토’를 포기했다. 노선 및 요금체계 변경, 시내구간 지하화도 손을 들었다.
그러더니 ‘경전철을 많이 타야 살 수 있다’며 이용수요 증가를 위한 활성화 용역을 발주하고 해외로 나가 외국 경전철을 손수 구경까지 했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는 말을 연상시킨 것이다.
얼마 전(7월1일) 의정부경전철이 개통됐지만 사흘에 한번 꼴로 운행이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안전사고 대책도 부실하다. 비도 샌다. 사생활 침해 문제와 소음공해 문제도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 장애인과 노인 할인, 수도권환승할인도 안된다. 역사에는 의자 등 편의시설이 없다. 하루 수백번 운행하는 경전철은 늘 비어 있다. 승객수 공개도 안하고 있다. 그런데도 안 시장은 경전철을 많이 타야 한다니 어이가 없다.
아직 개통 초기라 경전철이 살아날지 파산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경전철 안병용’의 운명이 곧 다가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