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말 잘하는 새누리당 홍문종 국회의원(의정부을)이 최근 입을 다물고 있다. 재산 관련 각종 의혹에 대해서다.
스스로 공인이라고 자처하며 개인소유의 아프리카예술박물관 불법건물 재산신고 축소누락 의혹 등에 대해서는 “무허가 건축물도 공직자 재산신고 대상이기에 공직자로서 성실히 신고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던 그이기에 더욱 의문스럽다. 아프리카예술박물관 무더기 불법건물 축소누락(3억4천만원) 의혹은 논란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더 이상 거론하지 않기로 하자.
더 큰 문제는 홍문종 의원의 재산형성과정과 현금자산 증발 의혹, 워크아웃 중이면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신도종합건설에게 실제로 임대보증금 7억원을 반환했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또한 아프리카예술박물관 매입자금 80억5천500만원과 신도아크라티움 3개층 매입자금 70억원이 어디서 나왔는지도 의문사항이다.
홍 의원은 재선 시절이던 2004년 7월28일자 국회 공보에는 재산이 12억4천여만원이라고 신고했으나 8년 뒤인 4.11 총선 때 신고한 금액은 41억7천493만원(2011년 12월31일 기준)으로 3.5배 가량 급증했다. 그러던 재산이 불과 5개월 뒤 국회 신고(2012년 5월30일 기준) 때는 69억6천949만원으로 27억9천456만원 또 증가했다. 최근 국회 신고내역을 보면 일부 토지 및 건물의 공시지가 상승에 따라 재산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도대체 12억원이 8년 만에 67억원으로 급상승한 배경이 무엇인지 해명할 것을 촉구한다.
홍 의원이 최근까지 경민대학교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받은 연봉은 2011년 기준 8천119만원이다.(월급 526만원, 매월 상여금 150만원) 일반 서민들에 비해 엄청한 연봉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떤 재테크 기술로 재산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는지에 대한 의문은 사라질 수 없다.
이와 함께 지난 2010년 8월4일 80억5천500만원에 아프리카예술박물관을 매입했고, 불과 4개월 뒤인 2010년 12월10일에는 의정부시청 앞 신도아크라티움 3개층을 70억원에 매입하는 등 현금 유동성이 매우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물과 땅을 담보로 금융권으로부터 대출 받은 돈 이외에 거래자금 수십억원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특히 신도아크라티움 3개층은 불과 한달 전인 2010년 11월10일 신도종합건설이 정모씨로부터 20억원에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는데, 홍 의원은 이를 70억원에 매입했다. 이처럼 이해할 수 없는 거래가 상식적으로 가능한지도 의문이다.
홍 의원이 이번 제19대 국회에 신고한 재산과 4.11 총선 때 신고한 재산을 살펴보면, 서류상으로는 7억5천만원이 넘는 돈의 흐름이 오리무중이다. 신도종합건설 임대보증금 7억원을 실제로 되돌려줬는지도 명쾌하지 않다. 이와 관련 홍 의원은 “개인 채권액 감소와 출판기념회 등의 자산으로” 신도건설에 7억원을 상환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날짜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 또한 채무 110억원에 대한 이자 상환자금 출처를 묻는 질문에도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
수십억원대 재산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홍 의원은 지난 9월6일 대정부질문에서 “하우스푸어니 에듀푸어니 갈수록 피폐해지는 국민 살림살이를 대변해주는 신조어들이 가슴을 후빈다. 이보다 더 심각한 취약계층의 어려움은 말할 것도 없다. 사회안전망이 무너지고 국민의 삶이 하루살이처럼 위태로워지고 있다. 국회를 질타하는 국민 원성이 환청이 되어 귓전을 때린다”며 “부패척결로 국민을 위한 민생국회로 거듭나자. 부패척결을 위해 우리의 특권부터 내려놓자. 경제민주화, 반값등록금과 같은 민생입법을 위해 밤을 새자”고 강조했다.
이제 공인이자 공직자 신분을 되찾은 홍 의원은, 서민은 꿈도 꾸지 못하는 기하급수적인 재산형성과정과 현금자산 증발 의혹, 150억원대 부동산 매입자금 출처, 100억원대 채무 이자상환 자금출처 등을 떳떳하고 명쾌하게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국민 원성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부패척결은 말로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스스로 ‘특권’을 내려 놓고 시민들이 궁금해하는 사항을 해소해야 한다.
해명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무엇인가 있다’는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지게 마련이다. 재산의혹 해명을 두려워해서는 ‘큰 정치인’이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