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7일 의정부시청 앞 마당은 달라보였다. 들리는 음악도 보이는 사람들도 풍겨오는 음식 냄새까지.
가을빛이 완연한 잔디밭 위에서 황금빛 화려한 의상을 입은 태국 사람들이 사뿐사뿐 춤을 추고 빨갛고 파란 혼례복을 입은 베트남 사람들이 전통혼례식을 재현한다. 징기스칸 의상을 입은 몽골사람들이 잔디밭을 누비고 캄보디아 사람들은 300여명이 잔디밭에 모여 똑같은 군무를 춘다. 필리핀 밴드는 강남스타일을 경쾌하게 연주하고 스리랑카 사람들은 베게싸움을 하며 즐겁다.
이날 축제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체험한 매듭 팔찌 만들기는 2012년 한국의 실팔찌 유행을 따른 것이 아니라 캄보디아, 태국 등에서 좋은 날 귀한 사람들에게 축복의 의미로 붉은색이나 흰색실을 손목에 감아주는 전통을 현대화한 것이다. 실제로 아름답게 차려입은 캄보디아 여인들이 지나는 사람들에게 붉은색 실을 손목에 감아주기도 했다. 이렇게 의정부시민들은 아시아 이주민들로부터 환영을 받은 것이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은 ‘하하아시안페스티발’에 이주민 3,000여명이 참여하고 의정부시민 1,000여명이 참석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특별히 이번 해에는 ‘주민은 이주민을 이주민은 주민을 초대한다’는 의미를 담아 기획하려 했다. 서로가 주인이 되고 서로가 귀한 손님이 되어 모두가 귀한 사람들로 존중 받고 즐거운 축제의 장으로….
의정부시와 시민들은 ‘회룡문화제’란 큰 축제마당에 기꺼이 이주민들을 초대해주었다. 4년 전 예술의전당 마당에서 펼쳐진 외국인들의 장기자랑 무대를 신기하게 바라보던 주민들이 이제는 이맘 때면 기다려지는 무대로 기억하며 매년 더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러, 체험하러 온다. 그래서 이주민들은 가을이 되면 많이 바쁘다. 주중에는 공장에서, 농장에서 일하고 토요일 늦은 밤부터 일요일까지 연습하고 만들고. 보다 새롭게, 더 아름답고, 더 풍성하게 준비하여 주민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 하나로….
그러나 회룡문화제와 함께 한 3년의 ‘하하아시안페스티발’은 변화가 필요하다. 리얼 아시아 문화체험을 특색으로 내세워 관심을 끌었던 축제형식을 근처 지자체들이 앞다투어 사가고(?) 있고 그래서 비슷한 형식의 축제가 3~4주간 시군마다 펼쳐진다. 식상하다. 이주민과 주민이 함께 하는 축제를 가장 먼저 가장 성대하게 펼쳤던 의정부시인 만큼 이제 또 새로운 형식의 축제를 준비해보자.
회룡문화제에 마당을 내어주는 선에서 그치지 말고 주민들도 참여하자. 구경꾼 말고 준비주체로 참여하자! 각 단체마다 이주민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들을 들고 나오고, 맛 보이고 싶은 것을 준비하자. 이주노동자들이 한달여간을 밤잠 설치며 준비하는 만큼 주민들도 참여하자. 그래서 서로 더 즐겁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의정부시가 얼마다 개방된 도시인지, 다양성을 존중하는 도시인지 세상에 알렸으면 좋겠다. 의정부는 통일의 중심도시이고 미래를 준비하는 도시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