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포유류 중 가장 오래된 가축으로 거의 전세계에서 사육되며 무려 200여 품종이 있다.
개가 인간에게 사육되었다는 가장 오래된 기록은 페르시아의 베르트 동굴로 기원전 9천500년경으로 추산된다. 한국에서의 개의 기원은 확실하지 않으나 중국 당나라 문헌에 제주에서 개를 사육하여 그 가죽으로 옷을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개는 두가지 상반된 상징성을 갖고 있는데, 긍정적인 측면은 지킴이로서의 충성과 용기, 보호와 인도 등을 상징한다. 부정적인 측면은 추잡성, 동물성, 야수성을 상징하며, 보잘 것 없고 천한 인간의 삶에 대유되기도 한다.
인간과 개는 주인과 종으로도 묘사된다. ‘신라 경주에 최진사가 살고 있었는데, 시골 친척집 결혼식에 다녀오다 술에 취해 풀밭에서 잠을 자게 됐다. 눈을 떠보니 외출할 때면 데리고 다니던 개가 흙물투성이가 된 채 옆에서 죽어 있었다. 알고 보니 산불을 막으려고 주인 주위를 물로 적시다 지쳐 죽은 것이었다. 주인은 개의 장례를 치렀다.’ 그래서 ‘개보다 못하다’는 말도 나왔다.
지난 11일 경기도 의왕시에서 한 초등학생이 기르던 개에게 온몸이 물려 참혹하게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이 초등학생은 주거용 비닐하우스 안에서 홀로 방치되어 생활하고 있었으며, 양말만 신고 있는 상태에서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엎드려 있었다고 한다. 미쳐 날뛰는 개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총을 맞고 사살됐다. 초등학생의 형편도 가슴을 피멍들게 하지만, 생각만해도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충격이다. 개에 한번 물려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공포가 더욱 클 것이다. 그동안 먹이를 주며 외로움을 달랬을 초등학생과 그 먹이를 받아먹으며 생명을 연장했을 미친개는 비단 의왕시에만 있는 것은 아니리라.
우리나라에는 힘없고 돈없는 사람들이 법에 의지하려 하고 있지만, 항상 법은 뒷전이고 주먹이 먼저였다. 법은 힘있고 돈있는 자들의 보호막이었다. 힘있고 돈있는 사람 앞에 서면 법은 초라해지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미친개가 되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유권무죄 무권유죄다. 홍석현 전 주미대사가 그렇고, 삼성과 두산의 불탈법이 그렇고, 또 그렇고. 법집행으로 밥먹고 사는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는 것을. 지금은 그 몽둥이를 찾아나설 때가 아닌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