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 난 22일 오전 양주시 꿈나무도서관 광장에서는 테마체험농원 트로이목마의 ‘천연염색체험’이 열렸다. 꿈나무도서관, 양주공예가협회 등이 후원한 이날 행사에는 도서관 어린이 회원과 학부모 등 70여명이 참가했다.
쪽(파란색), 메리골드(노란색), 소목(빨간색) 등의 천연염료에 천을 자기 마음대로 접어서 넣으면 접은 상태에 따라 다양한 무늬가 나타나는 홀치기염 기법에 참가자들은 관심을 보였다. 한 학부모는 “이렇게 만들어진 천의 무늬가 너무 예쁘다”며 감탄했다.
이날 행사를 개최한 트로이목마는 양주시 어둔동에 위치한 테마체험 미술농원으로 염색, 도자기, 한지, 비누, 향초 등 다양한 체험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양주시 남방동에서 어둔동 저수지 방향으로 가다 보면 태영주유소 옆에 트로이목마라는 말 모양 간판이 눈에 띈다.
트로이목마 뱃속에는
무장한 병사 대신
공예와 야생화가 가득
트로이의 목마. 불화의 여신이 남긴 황금사과로 인하여 벌어진 신과 영웅들의 거대한 전쟁서사시에 등장하는 트로이의 목마가 어떻게 이 체험농원을 상징하는 존재가 되었을까?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는 김진덕(43) 대표의 대답은 엉뚱하기까지 하다.
“뭔가 이미지가 강하고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이름을 지으려다 보니 트로이목마가 떠오르더군요. 그런데 막상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컴퓨터 바이러스만 나와요.”
파주에서 도자기 카페를 운영하다가 기왕이면 고향인 양주에서 문화사업을 하겠다며 어둔동에 자리 잡은 것이 2001년. 김대표와 부인 임승옥(36)씨의 ‘꿈의 공간’은 트로이 성벽처럼 원대하다.
1천여평 대지에 한번에 150여명까지 단체학습이 가능한 작업장, 단체식사가 가능한 식당에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까지…. 도심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환경이다. 또한 도자기체험, 천연염색, 타일공예, 한지부채, 비누·향초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커리큘럼을 보유하여 찾는 이들에게 만족을 주려 노력하고 있다.
트로이목마의 주 프로그램은 도자기와 염색 체험이다. 도자기체험은 물레체험과 코일링, 핀칭 등의 기법으로 컵, 접시, 액자, 인형 등을 만들어 나중에 받을 수 있다. 염색체험은 자연에서 채취한 천연재료인 소목, 치자, 쪽, 오배자 등에서 나온 염료로 스카프 등을 염색하거나 티셔츠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체험을 신청하려면 전화 예약이 기본.
마당 한편 가득한 야생화는 김진덕 대표의 자랑이다.
“처음에 아이들 구경거리로 채소를 키웠어요. 상추랑 열무 등을 키웠는데 다 자랄 때까지 체험장 문을 열지 못한 거예요. 결국 모두 먹어버렸죠. 채소는 계속 심어줘야 한다는 걸 알고 야생화를 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관심이 생겨 배낭을 메고 산을 다녔어요. 길가의 꽃들을 캐오다가 혼난 적도 있지요.”
화단에는 각종 야생화와 염료의 재료가 되는 풀들이 가득 가득 피어 있다. 그 한가운데 거대한 목마가 서있다.
“여기 체험농원을 구상할 때 제일 먼저 만든 것이 저 목마입니다. 모든 건 목마부터 시작하는 겁니다.”
한쪽에 미끄럼틀이 달려 아이들이 놀기 딱 좋은 목마. 하지만 목마 제작과정은 고달팠다. 김대표의 ‘헬레네’ 임승옥씨와 둘이서 목마 머리를 들고 올라가다 같이 굴러떨어졌다고.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지만 주인을 떨어뜨릴 정도니 아무래도 목마는 성질 사나운 야생마인 모양이다.
딸 반디(11)양과 아들 백두연(7)군은 엄마 아빠가 바빠도 마냥 즐겁다. 반디양은 참새마냥 아빠 주변을 돌아다니고, 곤충을 좋아하는 백두연군은 주변이 다 보물창고다. 체험학습을 하러 들어오는 아이들이 귀엽고 예쁘기에 이 일을 계속하고 있다는 김진덕 대표. 체험프로그램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는 더욱 넓고 깊은 행사를 열고 싶다는 ‘트로이목마’의 뱃속에는 무장한 병사들 대신 다양하고 재미있는 공예와 야생화가 가득했다. 문의 031-856-2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