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모임이나 주말 취미생활로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보훈처에 근무한다고 하면 “거기도 공무원이예요?" 하면서 반문하는 경우가 많아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재차 설명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국가보훈처가 창설된 지 어언 50년, 반백년이 넘었건만 아직도 국가보훈처라는 국가기관이 있다는 사실도 모르는 국민들이 상당히 많은 걸 알 수 있다. 새삼스럽게 우리에게 있어 보훈이란 무엇이고 국가보훈이란 또 무엇인지 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우리나라도 국운이 융성했던 시기에는 통일신라 상사서, 고려 고공사, 조선 충훈부 등을 설치하고 보훈을 중시했다. 그리고 일본이 우리나라를 강제합병할 때에는 보훈업무를 담당하는 충훈부서(表勳司)를 우선적으로 폐지했다. 왜 그랬던 것일까?
보훈이란 그 가치를 국민의 정신적 자산으로 승화해 지역·세대·계층·종교 등 갈등을 해소하는 사회통합의 정신적 토대를 구축하고 국가를 위한 희생과 공헌의 가치를 나라사랑교육 등 애국정신 선양으로 연결시켜 국민통합의 기능을 수행한다.
국가를 위한 희생은 명예롭고 충분히 보상받는다는 국가책임 체계를 확립해야만, 그리고 국가의 안위를 책임지는 업무수행자들이 자신의 직무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어야만 우리나라는 진정한 선진국가로 나아갈 수 있고 주변 강대국들과 충분히 맞설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보훈대상자나 관련예산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훈에 대한 인식은 이에 따르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보훈대상자는 1962년 15만명에서 점차 확대되어 오늘날 208만명(2012년 6월말 현재, 유가족 포함)을 상회하고 있고 그 영역도 초기의 생계부조적 지원에서 벗어나 점차 확대되고는 있지만 이에 따른 인력이나 예산지원은 따르지 못하고 있어 '국가유공자의 희생으로 지킨 대한민국'을 인식할 수 있는 보훈처의 위상강화가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보훈정책의 중요성에 대한 낮은 인식으로 국가책무인 보훈정책이 상대적으로 후퇴하고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들이 장애인이나 저소득자 등 다른 사회적 약자나 보호대상자들보다도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서 주변 강대국들의 관계가 중요한 우리나라의 경우 국민통합과 호국보훈의식을 함양하는 '선제 보훈정책'의 추진 부서로서 국민 대통합을 위한 보훈처의 위상이 강화되고, 덤으로 음지에서 고생하는 보훈공무원들이 어디 가서도 떳떳하게 말하고 존경받은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새해 소망이 이루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