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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일/한국투자증권 의정부지점장 |
지난주 코스피가 2000포인트를 다시 돌파했다. 어느새 2050선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는데 이는 2011년 유럽 재정위기 이후 만들어진 박스권 상단이자 강한 저항선 역할을 했던 지점이다.
만약 2050선을 돌파한다면 유럽 재정위기로 점철되었던 지난 2년간의 시세를 뛰어넘는 새로운 시나리오,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든다는 의미가 있다.
현 시대의 과제가 ‘저성장에 저항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각국 중앙은행 및 정부가 더 많은 역할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면 지긋지긋한 박스권 탈피를 기대해 볼 만하다. 시장이 더 상승한다면 거래량 증가, 증시로의 자금유입 등 생각만해도 기분 좋을 일이다. 다만 점검해야 할 부분이 조금 더 남아 있다.
중국은 일부 긴축으로 선회
양회(兩會)를 앞두고 중국 정책기조가 일부 규제로 선회하는 조짐이다. 오는 3월3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政協)와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를 앞두고 인민은행은 역RP 발행을 통해 약 9,000억 위안에 달하는 유동성을 환수했다. 춘절 이후의 유동성 환수는 정례적인 수순이나 시기나, 규모 등이 예상을 뛰어넘는다.
특히 1월 부동산 가격이 대부분의 지역에서 큰 폭 상승한 것으로 확인되자마자 원자바오 총리는 ‘시장 과열을 억제하기 위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4대직할시와 대도시에서 가격조정 목표를 설정해 관리하고 실수요가 아닌 거래에 대해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한편 신규주택 건설용지 공급을 늘리고 보장성 주택건설을 가속화한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신규주택과 기존주택 가격이 겨우 전년동월비 플러스로 돌아선 시점에 나온 규제들이라 의미심장하다. 어쨌거나 조금이라도 과열 기미가 보이면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중국 제조업 PMI도 기준선인 50은 웃돌고 있으나 최근 둔화되는 조짐이다. 전일 발표된 2월 HSBC 제조업 PMI는 전월(52.3)보다 큰 폭 하락했고 예상(52.2)에도 크게 못미쳤다.
춘절 연휴로 인한 왜곡효과도 일부 있겠으나 수주잔고와 수출주문 지수가 50선 아래로 후퇴했고, 생산지수도 전월 53.1에서 2월 50.9까지 떨어져 모멘텀은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전인대에서는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 총재를 제외한 대부분의 관료가 교체될 예정이다. 강한 경기부양 정책이 나온다 하더라도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도 시험대
미국의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시험대에 오를 예정이다. 1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12월 회의에서는 몇몇(several) 위원들이 자산매입 규모 축소를 주장했으나 1월 회의에서는 다수의(a number of) 위원들이 속도 조절 필요성을 주장했다. 물론 비둘기파들도 상당하다. 일부(several) 위원들은 ‘자산매입을 너무 일찍 종결하거나 조기에 규모를 줄였을 때의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고 조언했고, 소수(a few)는 자산매입을 조기에 종결하여 역풍을 맞았던 과거 사례를 인용하며 시장과의 소통이 중요함을 역설했다. 그러나 연준내 분위기가 예전보다 돈을 푸는데 우호적이지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
재정정책 측면에서도 3월1일 시퀘스터(Sequestration)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일각에서는 재정절벽 이슈도 아무 이상 없이 넘겼는데 재정절벽의 6분의 1 규모 밖에 안되는 시퀘스터가 증시를 뒤흔들겠냐, 대수롭지 않게 본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이번 시퀘스터는 규모가 적기 때문에 공화당과 민주당 합의 유인이 오히려 적고 2011년 8월 신용등급 강등 이후 계속 미뤄오기만 했던 정부의 지출 삭감이 실제로 발생하는 최초의 사례라는 점이 중요하다. 신중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우리 주식시장도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타기보다는 위에 언급한 영향으로 숨고르기를 할 가능성이 크다.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상기 내용은 당사의 의견이 아니며 의정부지점의 견해입니다.)
한국투자증권 의정부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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