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안병용 의정부시장이 내용증명과 고소라는 법적 해결방식을 좋아하는 것에 우려를 금할 길 없다. ‘의정부시 사상 초유의 사태’라는 상징을 떠나 시장이라는 직분에 어울리지 않는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점에서 매운 안타까운 노릇이다. 안병용 시장이 교수출신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드러낸 것을 거울 삼는 자성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안 시장은 지난 2월27일 의정부시의회에 공문을 보내 “신성한 민의의 전당에서 피해자와 가해자를 혼동하여 오히려 사과를 요청하는 등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본인은 물론 본인과 연관되어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아픔과 충격을 주고 있다”며 강세창 의원에 대해 “부득이 검찰에 고소하여 법의 엄중한 심판을 구하겠다”고 밝혔다.
겉으로 드러난 이번 사건의 발단은 강세창 의원이 지난 1월17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안병용 시장, 참 웃기는 사람이다”로 시작되는 글을 올리면서부터다.
강 의원은 이 글에서 “호원IC 생쇼로 재미좀 본 사람이 고산동 주민들을 볼모로 생쇼를 하고 자화자찬이 이만저만 아니다. 동네 이장만도 못한 사람이 시장이 됐으니 새누리당 시의원으로서 부끄러울 따름이다. 지금처럼 양의 탈을 쓴 교활한 늑대같이 시장 한번 더 하려고 생쇼를 하면 기회는 점점 더 멀어진다. 중이 고기맛을 알면 절에 빈대가 남아나지 않는다는 속담처럼, 시장이 권력맛을 아니까 보이는 게 없는 것 같다”는 독설을 퍼부었다.
그러나 실제로 문제를 일으킨 사람은 안 시장이다. 그는 이처럼 자존심을 마구 깎아내리는 글에 빌미를 제공했으며, 양은 냄비처럼 반응했다. 1월28일 “모욕과 명예훼손 재발시 민형사적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내더니, 강 의원이 “시장의 협박에 의원직을 걸고 대응하겠다”고 하자, 2월22일 “제 정신이 아닌 사람과 한 시대 같은 장소에서 산다는 것이 부끄럽다”는 내용증명을 재차 보냈다.
시장이 문제를 대처하는 방식으로 내용증명을 선택했다는 점은 답답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내용증명이 법적 효력은 없다 할지라도 소송과정에서 상당히 중요한 자료로 사용되는 관례에 비추어 수신자를 자극할 수 밖에 없다. 한술 더 떠 시장이 의원을 검찰에 고소하겠다고 하니 어안이 벙벙하다. 고소장에는 그 내용증명이 분명히 첨부될 터이다.
애초부터 일반 서신 또는 이메일을 이용하거나 강 의원을 직접 만나 대화로 담판을 지었으면 이같은 정치적 파문이 발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안 시장이 대학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살아서 그런지 세상물정을 무시하고 천상천하 유아독존 같은 사건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3월13일 현재, 보름째 강 의원을 고소하지 않고 있다. ‘말대포’만 날리는 모습에서는 헛웃음만 나올 뿐이다.
안 시장은 더 이상 의정부시에 분란을 일으키는 부적절한 처신을 취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통 큰 리더십으로 의정부 44만 시민을 대표하고, 모두의 지혜와 힘을 모아 산적한 지역현안을 해결할 수 있을지를 깊게 성찰했으면 좋겠다. 시장이 기분 나쁘다고 내용증명이나 보내고 고소고발이나 좋아해서야 덕을 쌓을 수 있겠는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