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서 김안국 선생과 청백리 최숙생 관찰사
최근 국가부채와 가계부채가 계속적으로 증가하며 서민들이 전세대란과 주택대란의 고통을 겪고 있는 중에도 대다수의 고위공직자는 재산이 증가했다고 합니다. 한편, 주택시장을 살리려면 보유세 완화 등 조세정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있습니다. 그럼 누구를 위한 보유세율 인하가 될까요? 가계부채에 시달리는 서민들이 주택을 구입할까요? 이자를 내지 못해 경매 물건으로 나오는 주택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가계부채 등의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들의 것입니다.
주거목적의 2억원 이하 주택 소유에는 면세화를 추진해야 하지만, 오히려 기본적으로는 주택 보유세를 강화해 5억원 이상 주택소유에 전기료 누진제처럼 보유세율을 부과해 모든 노인의 기초연금 재원으로 사용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더욱이 5억원 이상 주택소유에 보유세를 강화하면 집투기를 막고 집값의 안정화를 가져와 서민의 주거복지도 이룰 것입니다. 차분하게 국회의 지난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를 생각해 주십시오. 역사는 우리시대를 바로 보는 좋은 거울입니다.
조선 중종 때 대사간, 공조판서, 예조판서, 대사헌, 병조판서, 대제학, 찬성 등을 지낸 김안국(金安國 1478∼1543) 선생은 당대 최고의 권력자로 알려져 있는 김굉필 문하의 후배 조광조가 사간원의 정6품 정언으로 있을 때 사간원의 수장인 대사간을 지낸 인물입니다. 이러한 김안국 선생이 한번은 자신을 가르쳐 준 스승 이세정이 백면서생으로 있는 것이 안타까워 충청도의 청양군수로 천거한 뒤 후배들과 함께 당대 최고의 청백리로 알려진 관찰사(지금의 도시자)인 최숙생을 찾아갔습니다.
“김 판서(지금의 장관)님께서 이곳까지 어쩐 일이십니까?” “잘 지내셨습니까? 최공! 이번에 청양군수로 부임하신 이세정옹은 우리 선생님이십니다. 관직 경험이 없으셔서 걱정이 됩니다. 그렇지만 학문이 깊고 지조가 있는 분이시니 아랫사람 대하듯 하지는 말아주시오.” “예. 그렇게 해드리겠습니다.” “또 최공이 고과성적을 매길 때 너무 낮게 매기시지 않기를 바랍니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최숙생은 김안국 선생 일행에게 유쾌하게 답변을 해주었으나 1년 뒤, 당대 최고의 청백리라는 명성답게 이세정에게 고과성적을 ‘중(中)’도 아닌 ‘하(下)’를 매겨 파직시켰습니다.
이에 화가 난 김안국 선생이 관찰사직을 마치고 돌아온 최숙생에게 따지듯 물었다고 합니다. “최공! 충청도에는 탐관오리도 많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그 많은 사람 중에 우리 선생님께 가장 낮은 점수를 주어 파직을 시킬 수 있나요? 내가 그렇게 부탁을 했는데….” “예. 충청도에는 탐관오리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아무리 교활하고 악랄하다 하더라도 도둑은 수령 하나 뿐이라 일반 서민들이 큰 고통을 겪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청양에 가보니 여섯 명의 큰 도둑에 작은 도둑이 헤아릴 수 없이 많아 군청의 창고는 텅 비어 있고 백성들의 고초는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음. 그런 일이 있었군요. 그동안 관찰사로서의 소임을 다하느라 수고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최숙생의 반론에 김안국 선생은 불쾌해 하지 않고, 오히려 최숙생을 관리(공무원)들을 감찰하는 사헌부(지금의 감사원)의 수장인 대사헌에 추천했습니다. 대사헌이 된 최숙생은 사치와 부패로 해이해진 관리들의 기강을 확실하게 잡았다고 합니다. 현재 서울시 종로구 안국동은 김안국 선생님이 살았으며, 선생님의 뜻을 기리기 위해 이름을 따서 만든 것이라 합니다. ‘안국포럼’으로 모여 ‘반부패 청렴, 친서민 공정사회 국민성공 시대’를 기치로 삼은 이명박 대통령 정부의 지난 5년을 깊이 고찰하며 새로 취임하는 박근혜 대통령 정부의 구성원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일화가 아닌가 싶습니다.